국립극단의 화제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리바이벌 무대에 오른다. 오는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중국 원대(元代)의 작가 기군상이 쓴 14세기 고전을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 연출해 2015년 초연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올해의 공연 베스트 7 등을 휩쓸며 "장엄한 원작에 재치 있는 대사를 녹여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장군 도안고는 권력에 눈이 멀어 적수인 조순의 가문을 멸족한다. 조씨 집안의 문객 정영은 자기 자식과 아내를 희생하면서 조순의 손자를 20년간 자신의 아들 정발로 키운다. 이를 모르는 도안고는 정영을 자신의 편으로 믿고, 정발을 양아들로 삼아 무인 훈련을 시킨다. 정발이 장성하자 정영은 지난날을 고백하며, 양아버지 도안고에 대한 복수를 부탁한다.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 정발은 20년 전 죽음을 당한 친아버지 조삭, 20년간 키워준 아버지 정영, 그리고 두 얼굴의 양아버지 도안고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고선웅 연출은 고전적 신의와 권선징악을 앞세운 원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복수 끝의 씁쓸한 공허에 주목함으로써 14세기의 고전에 동시대적인 시사점을 더했다.
절절한 연기로 수많은 관객들을 울린 정영 역의 하성광을 비롯해 초연의 출연진들이 그대로 함께 한다. 초연 당시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홍식 배우가 맡았던 공손저구 역은 40여 년간 무대를 지켜온 베테랑 정진각이 채운다. 2016년 중국 공연을 통해 한국 뿐 아니라 중국 관객까지 감동시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7년 1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지방공연을 이어간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