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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운동마치고 신인OT 강연자로 나선 이승엽 "같은 선수인데. 자격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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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KBO리그 신인오리엔테이션에 특별한 손님이 강연을 하러 왔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이승엽(41·삼성)이었다. 이승엽은 KBO 사무국에서 삼고초려로 모신 강사다. 이승엽은 이날 160여명의 신인 선수들앞에서 자신의 야구생활, 야구선수로서의 마음가짐 등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이승엽은 강연 요청을 받고 고민이 많았다. 이승엽은 "사실 중간에 도저히 못하겠다며 KBO에 이야기하기도 했다. 후배들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할 입장도 아니고. 나도 현역선수인데. 회사로 치면 같은 사원인데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싶었다. 오늘은 그냥 후배한테 좋은 덕담하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이날 이승엽은 오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운동을 하고 왔다. 이승엽은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어 미리 하고 왔다"며 웃었다. 이승엽은 "은퇴를 앞둬서 그런지 운동이 더, 더, 더 재밌다"고 했다.

이승엽이 들어서자 신인 선수들은 어쩔줄을 몰라하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기 바빴다. 이승엽은 "야구 잘하는 것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주위도 돌아봐야 한다. 모든 것이 복합적이다. 산을 넘고, 계단을 넘어서는 시간들이다"며 "프로는 1년 잘한다고 해서, 1년 못한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 없다. 야구는 언제 실력이 향상되거나, 실력이 다운될 지 모른다. 낙담할 필요도 없고, 자만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어릴 때는 야구가 그냥 좋았다. 운좋게 프로선수가 됐고, 첫 목표는 주전, 그다음 목표는 삼성라이온즈에서 야구잘하는 선수, 그 다음은 프로야구에서 야구 잘하는 선수가되고 싶었다. 나는 욕심이 많은 편이었다. 계속 목표를 상향시켜 나갔다. 운좋게 생각보다 많은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후배들에게 "살다보면, 야구하다보면 힘든 일이 많다. 야구 잘하려면 인간관계도 중요하다. 더 열심히 노력해 프로야구 이끌어가는 선수들이 되주시길 바란다. 모든 행동에 한번만 더 생각하고 행동해주길 바란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점도 명심해 주면 좋겠다. 최고의 모습으로 야구장에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