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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발화 원인은 배터리…고동진 사장 "안전 검사 등 대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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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발화 원인은 배터리였다. 그동안 제기됐던 갤노트7의 내부 구조 설계나 소프트웨어 오류가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기기본체에 문제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자리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 회복과 함께 향후 출시될 스마트폰 등의 안전성 문제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3일 서초사옥에서 국내외 언론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갤노트7 소손 원인 조사 결과 배터리에 문제가 있었음을 밝히고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소손 원인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UL, Exponent, TUV 라인란등 해외 전문기관서도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9월 갤럭시노트7을 한 차례 리콜한 후에도 발화 사고가 잇따르자 10월 기기 단종을 결정, 지난 3개월 동안 정확한 발화원인을 찾는 데 역량을 쏟아왔다. 어떤 조건에서 기기 어느 부위에 불이 붙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원인을 추론하는 '발화 재현 시험'을 위해 상당한 양의 새 갤럭시노트7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 배터리 문제를 찾아냈다. 갤노트7에 삼성SDI와 중국 ATL 배터리를 사용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정 협력업체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국외 전문기관들도 배터리 자체 결함을 갤럭시노트7의 발화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 안전인증 회사인 UL은 삼성SDI 배터리가 우측 상단 모서리의 눌림 현상, 얇은 분리막 때문에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ATL 배터리는 배터리 융착 부위(이음새)의 비정상적 돌기, 절연 테이프 미부착, 얇은 분리막 등의 조합이 내부에서 단락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봤다.

미국의 다른 안전인증 회사 엑스포넌트(Exponent)의 조사 결과도 UL과 비슷했다. 엑스포넌트는 삼성SDI 배터리가 음극탭 부위 젤리롤(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을 돌돌 만 것) 코너의 눌림 현상 때문에, ATL 배터리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 돌기와 그로 인한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 파손 때문에 각각 발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UL과 엑스포넌트는 갤럭시노트7 기기 본체에서는 발화와 연관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밖에 독일 인증 회사 TUV 라인란드는 갤럭시노트7 제조 공정과 배터리 물류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결과 배터리 안전성을 저하할 수 있는 요인을 확인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국외 전문기관들의 결론은 갤노트7 기기 본체의 구조 설계상 문제나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화 사고를 초래했을 것이라는 업계 일부의 관측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수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각각의 검증 단계와 제조·물류·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에서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실시해 원인을 찾았다"며 "개발, 제조, 검증 등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종합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갤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이지만 배터리 크기와 용량 등 구체적인 사양을 주문한 입장에서 모든 잘못을 협력업체에 돌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그동안 고객 여러분들과, 통신 사업자, 유통 거래선, 모든 협력사 여러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경영 전반에 걸쳐 품질 최우선의 경영 체제를 확립을 하고 제품 안전성에 있어서도 새로운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안전성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갤노트7 소손 원인에 대한 개선 외에도 배터리 내부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도입하고, 배터리와 완제품에 대한 대량 충방전 테스트,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가속 시험도 강화하는 등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해 '다중 안전장치'를 적용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배터리 실장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 소비자가 사용 중 제품을 떨어뜨리는 경우에도 배터리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추가로 적용하고 배터리에 대한 안전 설계 기준과 충전 온도와 전류, 충전 속도에 대한 보다 안전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등 소프트웨어 보호 알고리즘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노트7 사태를 계기로 스마트폰 기획 단계부터 안전 최우선 원칙으로 제품 생산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