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단어는 무서운 힘을 갖고 있다. 지치고 힘들 때마다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전남의 에이스 자일(30·브라질)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일은 "가족은 내게 힘이 된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전남의 유니폼을 입은 자일은 20경기에서 10골-6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자일의 활약을 앞세운 전남은 사상 첫 그룹A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전남과 자일은 2017년에도 두 손을 맞잡았다. 2연속 상위스플릿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시즌 초반 자일의 행보가 잠잠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질적인 부상으로 겨우내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자일은 개막전에서 제외됐다. 3~4라운드에서는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벤치로 물러났다. 자일의 침묵, 전남도 하락세를 탔다. 전남은 개막 5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를 악물었다. 가족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특히 '곧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자일을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다. 그는 "나의 아내와 딸, 그리고 곧 태어날 아이는 내게 힘이 된다. 내가 더욱 열심히 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가족의 힘을 받은 자일이 드디어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그는 1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팽팽하던 전반 추가시간 한찬희의 패스를 결승골로 완성했다. 올 시즌 첫 득점. 전남도 3대1로 승리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기 뒤 노상래 전남 감독이 "자일이 중요한 순간 잘해줬다. 아이가 한 명 더 생긴다는 점에서 책임감도 강해진 것 같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첫 승리, 자일은 큰 짐을 던 모습이었다. 그는 "불행하게도 비시즌과 시즌 초반에 몇몇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나 역시 근육 부상으로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결국 우리는 팀 전력의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첫 승리는 매우 특별하다. 이 승리 덕분에 안정감을 갖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제 시작이다. 자일은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항상 골을 넣기를 기대한다. 나는 쉽지 않은 일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골과 어시스트를 통해 우리 팀을 돕고 싶다.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해야한다"며 "가족과 친구, 우리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