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금호타이어 매각 갈등 격화…'상표권 불허'에 채권단 반격카드는?

by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이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간 갈등 양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최근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인수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박 회장측의 '마지막 승부수'로 볼 수 있다.

지분 구조상 금호타이어의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을 박 회장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어 상표권 사용 여부 또한 박 회장이 결정지을 수 있다.

만약 상표권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금호타이어'란 브랜드 가치를 보고 1조원에 가까운 거액을 써낸 더블스타로서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동기가 사실상 약해진다.

업계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가 채권단으로부터 거절을 당한 박 회장의 반격 카드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불허로 이어지기까지는 쉽지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이 배임 문제다.

금호산업은 금호타이어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로 매출액의 0.2%에 해당하는 60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금호산업 영업이익(413억원)의 14.5%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사용료를 박 회장 자의로 포기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의 재반격도 예측되고 있다. '채권 만기 연장'이라는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해 말 만기가 도래한 채권 1조3000억원을 6월 말로 연장한 상황이다. 다른 만기의 채권까지 포함하면 채권단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재무구조가 갈 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금호타이어가 6월 말 만기가 도래하는 1조3000억원을 한 번에 다 상환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만일 더블스타로 매각이 무산될 경우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대해 순순히 채권 만기를 연장해 준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행을 택할 수 있고, 만기를 9월 말 등으로 일시적으로 연장하고 난 뒤 박 회장과 상표권 사용 협상에서 채권 만기 연장카드를 내세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한편, 계약상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오는 9월 23일까지 잔금 납입 등 매매계약을 완료하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재매각 절차를 밟아야 하며 박 회장에게는 우선매수권이 다시 생겨난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