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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코스 밟는 박세웅, 초반 위기극복과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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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실질적인 에이스의 자리를 물려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세웅은 올시즌 등판한 6경기에서도 단 한 번도 5회 이전에 강판당한 적이 없다. 모두 5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퀄리티스타트도 4번이나 기록했다. 풀타임 첫 시즌이던 지난해 27차례 선발등판에서 9번이나 5회 이전 조기강판한 것과 비교하면 두 단계 정도는 성장한 모습이다.

박세웅은 4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도 6이닝 동안 6안타 2실점의 호투를 하며 승리를 안았다. 올시즌 성적은 4승2패, 평균자책점 2.23이다. 다승 공동 5위, 평균자책점 5위다. 팀내에서도 1선발인 브룩스 레일리(1승3패, 3.12)보다 돋보이는 성적이다. 시즌 초반 실질적인 에이스로 자리한 셈이다.

이처럼 박세웅이 일취월장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지난해 풀타임 선발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닝을 끌고가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갑자기 구위가 좋아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이다. 특히 초반 대량실점하던 모습이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1회 또는 2회부터 제구력 난조로 난타를 당하며 무너졌는데, 올시즌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초반 완급조절을 하며 위기를 넘긴다. 사실 어제도 박세웅은 초반이 좋지 않았다. 1회말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했다. 그러나 2회부터 안정을 찾으면서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이어갔다. 이제는 제법 선발투수다운 면모가 풍긴다. 140㎞대 중후반의 직구는 힘이 있으며 포크볼도 한층 각도가 좋아졌다.

또 하나의 원동력은 자신감이다. 확실히 마운드에서 표정관리가 달라졌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줄 안다.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안타를 맞고 볼넷을 내줘도 이내 타자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연속 안타를 최소화하려면 이 부분이 핵심이다. 4점 이상 내준 대량 실점 이닝이 올해는 한 번도 없었다. 이러다 보니 벤치에서도 신뢰감이 부쩍 커졌다. 위기를 맞더라도 웬만하면 믿고 맡긴다는 생각이다.

박세웅은 2015년 시즌 도중 kt에서 트레이드돼 온 뒤 롯데 구단의 에이스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해 숱한 난조를 보이고도 선발 기회를 꾸준히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구단의 이러한 방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조원우 감독이 박세웅을 선발 에이스로 키우기로 마음을 먹지 않았다면 2군을 전전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 롯데에서 붙박이 선발은 외국인 투수 2명과 박세웅 뿐이다. 체력 관리를 받고 있는 박진형과 김원중, 임시선발인 송승준은 앞으로 상황에 따라 보직이 달라질 수 있다. 토종 에이스로서 입지를 확실하게 다졌다고 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