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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발견할수록 답 없는 난소암…정기검진만이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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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없고 전이 빠른 '침묵의 병' 1년마다 초음파-혈액검사 필수

'복부팽만감, 더부룩함, 변비, 메스꺼움, 복통...' 소화불량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대표적인 난소암 증상들이다. 이마저도 암이 한참 진행되고 치료시기를 놓친 3기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난소암을 '침묵의 병'이나 '침묵의 살인자'로 부르는 가장 큰 이유다.

난소암은 유방암, 자궁경부암과 더불어 3대 여성암에 속한다. 이 중 사망률은 1위다. 보통 난소암 환자의 10명 중 8명은 말기에 첫 진단을 받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다. 가까스로 완치가 됐더라도 2년 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약 80%로 매우 높은 편이다. 난소암의 환자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011년 1만2천669명에서 2016년 1만8천115명으로 6년 동안 무려 43%나 증가했다.

민트병원 부인과센터 김하정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난소암의 발병률은 유방암 다음으로 높지만, 질병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면서 "난소암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복강 내에 위치해 조기 발견이 어려우므로, 경각심을 갖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난소는 자궁의 양끝에 쌍으로 위치한다. 난자를 배출하고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생식기관으로, 엄지손가락 정도의 작은 크기다. 난자는 난소의 외막을 뚫고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상처를 복구하는 인자도 같이 배출된다. 이 때 세포의 과분열이 심해지면 암세포로 변한다는 것이 난소암의 원인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이다. 특히 난소의 암세포는 진행 단계에서 좁쌀처럼 퍼지는 복막 전이형태를 띄어 주변 장기로 빠르게 옮겨가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치료가 늦으면 생존율이 가파르게 떨어진다.

김하정 원장은 "배란이 많을수록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면서 "폐경기 여성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환이지만, 초경이 빨라지고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여성이 늘면서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대 난소암 환자의 증가세도 높다. 지난 7일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대 난소암 환자는 2012년 825명에서 2016년 1218명으로 5년 만에 48% 증가했다.

가족 중에 난소암 환자가 있다면 발병률은 30~40% 이상 높아진다. 따라서 난소암 가족력이 있다면 20대의 젊은 나이라도 반드시 1년 단위의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 부인종양학을 전공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보다 유리할 수 있다.

난소암을 검사하는 방법은 크게 골반 초음파와 혈액 검사 두 가지로 나뉜다. 혈액 검사의 경우 난소암 표지자인 CA-125의 단독 혈중 측정이 널리 사용돼 왔으나, 최근 새로운 종양표지자인 HE4(인간부고환단백)의 혈중 농도까지 동시에 측정한 'ROMA' 검사법이 등장해 더욱 정확한 검사가 가능해졌다. 특히, HE4의 혈중 수치는 난소암 1기에서 가장 민감도가 높아 난소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효과적인 지표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95%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김하정 원장은 "암 진단은 조직 검사가 가장 확실하지만 난소암은 위치상 바로 조직을 떼어 검사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따라서 매년 정기적인 초음파와 혈액 검사로 조기 검진의 확률을 높여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며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