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이하 한국시각), 아우크스부르크와 도르트문트의 2016~2017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3라운드 경기가 열린 독일 WWK 아레나. 1대1 무승부로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중계 카메라가 아우크스부르크의 벤치를 비췄다. 그곳에는 '반가운 얼굴'이 포착됐다. 구자철(28)이었다. 평상복 차림으로 동료들과 함께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구자철은 지난달 15일 홈에서 열린 쾰른전에서 오른무릎을 다쳤다. 정밀 검사 결과 인대가 파열돼 6주 진단을 받았다.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 그는 4월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재활에 몰두했다.
이를 악물었다. 목표는 하나, 시즌 내 복귀였다. 구자철은 올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의 주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는 23경기에 출전해 2골-3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구자철은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이탈했고, 그 사이 팀은 강등권에 몰렸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한때 18개팀 가운데 16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결국 구자철은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에서 일정 수준 재활을 마친 구자철은 지난주 독일로 출국해 소속팀에 합류했다. 구자철의 소속사 관계자는 "100% 몸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구자철은 뛸 수 있든 없든 소속팀에서 동료들과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으로 독일에 갔다"고 전했다.
구자철이 소속팀에 복귀하면서 조심스레 대표팀 소집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은 6월 13일 카타르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을 치른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중요한 일전이다. 그 어느 때보다 '베테랑' 구자철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관계자는 "구자철은 대표팀에 대한 애정이 깊다. 6월 원정은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 한다. 다만 몸 상태를 100%로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전했다.
대표팀 관계자 역시 "구자철의 몸상태를 계속해서 살피고 있다. 이번 경기는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구자철의 출전 의지도 높다. 일단 소속팀에 합류한 만큼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22일 소집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