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전. 7-4로 앞서던 두산은 8회초 6점을 내주고 7-10 역전을 허용했다. 선발 장원준에 이어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굳히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뒷심 좋은 두산 타선이 8회말 3점을 뽑아 10-10 동점. 흐름이 다시 두산쪽으로 넘어온 듯 했는데, 마무리 이용찬이 연장 10회초 삼성 이승엽에게 우월 2점 홈런을 맞고 주저앉았다. 주력 투수 6명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펴고도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봐도 도무지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가고 있는 상위권 팀도 묵은 숙제, 치명적인 약점 한두개씩 등에 지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은 물론, 향후 포스트시즌 결과까지 좌우할 수 있는 이슈다. 주로 전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마운드에 집중돼 있다. 리그 전체적으로 떨어진 투수력과도 맞닿아 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 덕아웃은 경기가 후반으로 넘어가면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시즌 전에도 불펜 불안을 걱정했는데, 개막 후 두달이 넘게 흘렀는데도 마찬가지다. 지난 3일 대구 삼성전도 그랬다. 5-3으로 리드하던 KIA는 7~8회 각각 1실점하고 5-5 동점을 허용했다. 필승조 김윤동이 2실점했다. 이어진 연장 10회말 마무리 임창용이 1사후 연속 안타를 내줘 1,2루. 삼성 박해민이 기다렸다는 듯 우익수쪽 2루타를 때려 승부를 끝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진을 갖춘 KIA지만 번번이 구원진이 발목을 잡는다. 6일 현재 KIA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6.06. KBO리그 10개 구단 중 9위다. 주축타자 김주찬의 극심한 부진도 아쉽다.
NC 다이노스는 국내 선발진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6일 현재 33승을 기록중인데, 선발 투수가 거둔 승리가 22승이고, 이중 국내 선발 투수의 승수는 9승뿐이다.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가 6승, 제프 맨쉽이 7승, 총 13승을 올렸다. 구창모 이재학 최금강 등 국내 투수들이 기대했던 활약을 못 해주면서 치고나가지 못하고 있다. 맨쉽까지 부상으로 빠져 어려움이 가중됐다. 이번 시즌 총 9명의 국내 투수가 선발을 경험했다. 가능성을 모색하는 차원이기도 하지만, 국내 선발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결과다.
두산 마무리 이현승은 25경기에서 2승2패5세이브3홀드에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면서 블론세이브를 5개나 했다. 이현승과 함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이용찬은 25경기 평균자책점이 3.58이다.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SK 와이번스는 국내 선발진이 아쉽다. 메릴 켈리(6승3패·평균자책점 3.79)가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선발 윤희상(4승3패·4.56) 박종훈(5승3패·4.11) 문승원(2승4패·5.25)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다소 좋아져 다행이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안고 있다.
대다수 팀이 마운드 걱정에 머리가 아픈데, LG 트윈스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 선발진 평균자책점 3.42. 구원진 3.21, 팀 전체 3.35. 모두 1위에 올라있다. 투수력은 최강인데, 공격력은 바닥 수준이다. 팀 타율은 2할7푼8리로 6위. 그런데 집중력, 응집력이 크게 떨어진다. 팀 홈런(30개)과 득점(230개), 장타율(0.377)은 꼴찌고, 출루율(0.342)은 7위, OPS(출루율+장타율·0.719)는 9위, 득점권 타율(0.278)은 8위다. 득점력 빈곤이 심화되면서 팀 순위도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트윈스팬들은 화끈한 타격으로 시원하게 이기는 모습이 보고 싶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