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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같은 이닝 소화력' 유희관, 체력 저하 걱정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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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떨어져서 일까. 유희관(두산 베어스)이 좀처럼 보이지 않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희관은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6이닝 7안타(1홈런) 1볼넷 5탈삼진 7실점했다. 승리투수가 돼 6승(1패)째를 기록했지만 유희관답지 않은 투구 내용이다. 이날은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지난 등판에서도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 1일 한화 이글스 전에서 유희관은 7⅔이닝동안 11안타(2홈런) 2탈삼진 6실점했다. 이날은 그래도 2회말 이성렬의 원바운드된 강습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아마운드에 쓰러지기까지 했지만 내려가지 않고 정강이를 테이핑하고 8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지며 이닝이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유희관이 올 시즌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7일까지 올시즌 KBO리그 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이미 86⅓이닝을 소화해 2위인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78⅔)보다 무려 7⅔이닝을 더 던졌다. 한 경기를 더 던진 것과 다름없는 수치다. 당연히 투구수도 제일 많다. 1307개를 던져 이 부문 2위로 1211개를 던진 SK 와이번스의 메릴 켈리보다 96개를 더 던졌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올해가 눈에 띈다. 지난 해 6월 8일까지 유희관은 73⅔이닝을 던져 이 부문 7위에 머물렀다. 1위였던 헥터는 79⅓이닝으로 올해와 비슷하다.

김태형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도 유희관은 정말 고마운 투수다. 부상도 없고 로테이션도 거의 거르지 않고 출전하면서 이닝도 많이 던져준다"고 했다. 이같이 활약할 수 있는 이유는 유희관 특유의 유연성 때문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트레이너들이나 코치들에게 들어보면 유희관의 유연성은 다른 투수들과 좀 다르다. 다른 투수들은 던지고 돌아오면 팔이 딱딱해지는데 유희관은 그런게 없다. 항상 부드럽게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팀 입장에서는 고맙기도 하지만 선수 개인에게는 자칫 컨디션 저하나 부상의 우려를 낳을 수도 있다. 실제로 유희관의 컨디션은 현재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다. 김 감독은 "유희관의 컨디션이 요즘 최상은 아닌 것 같다. 좋을 때는 손가락으로 공을 때리면서 던지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특유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가는 능력, 위기관리 능력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유희관에 대해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144경기나 치르는 KBO리그 시즌 동안 유희관의 부진은 이제 몇경기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유희관이라는 한국 야구의 희귀한 보물을 오래보고 싶은 팬들의 소망도 크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