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여있던(?) 삼성 라이온즈 안성무가 1군 데뷔무대에서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 2015년 삼성에 입단해 퓨처스리그에서만 활약해왔던 임성무에 대한 자료도 많지 않아 김한수 감독조차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안성무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⅔이닝 4안타(1홈런) 1탈삼진 4볼넷 3실점하며 마운드를 임현준에게 넘겼다. 1회를 제외하고는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안성무는 1회 첫타석부터 홈런을 허용하며 1군 무대의 혹독함을 느꼈다. 안성무가 던진 3구 137㎞ 직구를 최주환이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만든 것. 이어 7일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던 정진호에게 좌전안타, 닉 에반스에게 우전 2루타를 허용하며 1점을 더내줬고 민병헌의 희생플라이 때 에반스가 홈을 밟아 0-3이 됐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안성무의 주무기는 포크볼과 슬라이더다. 이 장점을 잘 구사하면 괜찮은 투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1회는 그렇지 못했다. 자신의 주무기인 포크볼을 하나도 던지지 못했다. 슬라이더의 각은 애매했고 직구 구속은 130㎞ 후반에 머물렀다. 그러니 방망이에 걸리면 대부분 안타가 됐고 순식간에 3실점을 했다.
하지만 2회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포크볼이 통하기 시작하면서 두산의 타자들도 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2회는 선두타자 7번-1루수 오재일에게 초구부터 126㎞ 포크볼을 던졌다. 포크볼이 통하기 시작하니 슬라이더의 제구도 잡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꾸준히 포크볼을 커브, 슬라이더와 섞어 던지며 두산 타자들도 공략하기 힘든 투수가 됐다.
1회에만 28개의 공을 던진 안성무는 2회 26개, 3회 14개, 4회 10개로 점점 투구수를 줄여가며 3⅔이닝동안 78개의 공을 던졌다. 2, 3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임성무는 4회 투아웃까지 잡아낸 후 마운드를 임현준에게 물려줬다.
안성무는 백정현이 지난 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구에 맞아 휴식을 주는 상황에서 1군 무대에 선발로 서게 됐다.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안성무의 깜짝 등판에 대해 "바라는 것은 없다. 몇개까지 던지게 할 것이라고 정하지도 않았다. 오늘은 그저 자기 공을 던져 줬으면 좋겠다"고 했을 뿐이다. 하지만 안성무는 1회는 아니었지만 2회부터는 1군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을 보여주며 삼성 마운드에 숨통을 틔워주는 존재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2015년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삼성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임성무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한 후 1군에 올라왔다.
잠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