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금), 한국경마의 황태자 문세영 기수가 싱가포르 크란지경마장에서 열린 제9경주(class4·1000m·폴리트랙·현지시각 오후 10시20분 출발)에서 'THUNDER CAT'(5세·거·호주산)과 호흡을 맞추며 감격스러운 첫 승을 달성했다. 싱가포르에서 거둔 한국 기수 최초의 우승이다. 싱가포르터프클럽(STC)도 한국 기수가 거둔 첫 우승에 주목했다.
문 기수는 지난달 7일(일) 출국, 8일(월)부터 싱가포르 크란지 경마장에서 경주마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수한 외국 기수들이 대거 포진한 싱가포르에서 적응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5월19일(금) 첫 출전한 제2경주와 제8경주에서 문 기수는 각각 11위와 8위에 그쳤다.
하지만 5월21일(일) 4,5,6,7경주를 연달아 기승,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4경주에서는 3위를 기록하더니 마지막 7경주에서는 'NO SMOKING JEFF'와 호흡을 맞춰 2위에 올랐다. 한국경마의 황태자로 불릴 만한 적응력과 집중력이었다.
마침내 문 기수는 출전 14전 만에 'THUNDER CAT'와 함께 첫 승을 이뤄냈다. 'THUNDER CAT'은 이 경주 전까지 총 40회 출전해 1위 4회, 2위 2회, 3위 3회를 달성했지만, 최근 성적이 6위, 9위, 13위로 많은 기대를 받지 못했다. 또한, 단거리 경주에서는 안쪽 게이트가 유리한데 10번 게이트에 배정되어 다소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문 기수는 출발 후 중위권에 위치한 뒤 결승선 50m를 앞두고 매서운 추입을 선보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단승식 배당률이 72배를 기록했을 만큼 기대가 낮았던 경주마로 이뤘던 승리였다. 문 기수의 '날카로운' 역전승은 현지 경마팬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한편, 'THUNDER CAT'의 알윈탄 조교사는 문 기수의 우승에 대해서 "좋은 출발"이라며 "문세영 기수가 비록 싱가포르에서 아는 조교사가 많지는 않았지만, 매일 아침 나를 찾아오는 성실함을 보였다"며 칭찬했다. 알윈탄 조교사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싱가포르 경주마 '엘파드리노'의 조교사로, '엘파드리노'는 지난 2014년, 2015년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컵챌린지컵에 출전해 우승과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문 기수는 "이번 우승을 통해 다른 조교사들로부터 더 많은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기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싱가포르 터프클럽(STC)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한국 경마팬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에 감사하다"는 우승소감을 밝혔다.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