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에 대한 걱정은 이제 더이상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부상에서 돌아올 때만해도 LG의 상승세를 뒤에서 밀어줄 든든한 원군이라고 봤지만 내리 3패를 하며 오히려 팀의 연패만 더 늘렸다. 하지만 4번째 등판이던 지난 1일 잠실 넥센전서 9이닝 동안 8안타 1실점을 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8일 수원 kt전서 6이닝 5안타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허프는 14일 잠실 두산전서는 8이닝 6안타 1실점의 호투로 두산 에이스 니퍼트와의 맞대결서 승리하며 팀의 5대1 승리를 이끌었다.
LG 양상문 감독은 "사실 허프가 초반 3패를 할 때만해도 선수들도 실망을 좀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느낌이다"라며 "전에는 상대의 1선발이 나올 때 대등하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허프가 와서 상대 1선발과의 대결에서도 자신있게 할 수 있게됐다"라고 허프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최근 허프의 상승세에 대해 양 감독은 구종 추가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바로 슬라이더다. 양 감독은 "지난 경기보다 슬라이더의 비율을 높인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난시즌이 끝나고 강상수 투수코치와 얘길 하면서 허프가 구위가 좋긴 하지만 직구와 체인지업의 투피치로는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올해 스프링캠프를 할 때 허프에게 각이 큰 슬라이더를 던지도록 설득했다"는 양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잘 준비를 해서 각이 작은 커터와 함게 쓸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그동안 허프의 투구분석에서 슬라이더는 없었다. 14일 경기의 투구분석에서도 116개의 투구 중에서 직구가 53개였고, 커터가 39개, 체인지업은 24개였다. 슬라이더는 없었다. 지난 8일 kt전에서도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 3가지만 던졌다.
LG측은 "우리 팀의 투구 분석에도 직구, 커터, 체인지업 3가지만 기록돼 있다"고 했다. 양 감독이 슬라이더라고 한 것을 커터라고 표기했다고. 즉 커터 그립으로 좀 더 틀어서 던져 왼손타자의 바깥쪽으로 각이 크게 휘어지게 한 것을 슬라이더성 구종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허프는 14일 경기 후 "커터를 많이 던진게 효과를 봤다"라고 했다. 구종의 이름이 어떻든 예전과는 다른 변화구를 추가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은 맞다.
양 감독은 "허프가 와서 선발진이 다 갖춰졌다. 앞으로는 이 선발진이 계속 꾸준히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