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A매치 휴식기 이후 펼쳐진 '호남더비'에서 대승을 거뒀다.
전북은 17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남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폭발시켜 3대0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8승4무2패(승점 28)를 기록, 같은 날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2대1로 승리해 2위로 올라선 울산(승점 25)에 승점 3점 앞선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이날 선수단의 분위기는 여느 경기와 달랐다. 지난 16일 함께 동고동락했던 전북 전 스카우트 A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10년 지기' 최강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선수단은 빠르게 충격에서 벗어났다. 오히려 더 결집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 그 힘은 전반 1분 만에 나왔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정 혁의 크로스를 이승기가 헤딩으로 내주고 쇄도하던 김보경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골은 전반 17분에 터졌다. 전남의 왼쪽 측면을 뚫은 정 혁의 크로스를 이재성이 강력한 슛으로 연결한 것이 상대 골키퍼에 맞고 튕겨나오자 골문에 있던 에두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전북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34분 오른쪽 측면에서 정 현의 크로스를 전남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신형민이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에 있던 이재성이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헤딩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전반에만 3골을 터뜨리며 홈팀 전남의 기세를 꺾은 전북은 후반 이재성 김신욱 이동국 카드를 꺼내 들어 더 많은 골을 노렸다. 그러나 3골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전북은 A매치 휴식기 이후 기분 좋은 승점 3점을 따내며 후반기를 시작했다.
광양=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