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우규민이 친정 LG 트윈스와 처음 맞대결을 펼쳤지만 완패했다.
우규민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안타 6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4패(3승)째를 떠안았다.
지난해 말 FA로 삼성으로 이적한 후 첫 LG전 등판이었다. 우규민은 지난 2003년 LG에 입단해 10년 넘게 LG 선수로 뛰었다. FA 자격을 취득한 우규민은 삼성과 4년 총액 65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때문인지 우규민도 복잡한 감정으로 마운드에 섰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1루 LG 응원석 쪽으로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LG팬들도 우규민의 인사를 박수로 받았다. 우규민의 LG시절 유니폼을 흔드는 팬들도 많았다.
4회 정성훈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을 때도 오랫동안 함께 했던 동료답게 미안함을 표현했고 정성훈도 '괜찮다'는 제스처를 했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였다. 3회까지 우규민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던 LG 타자들은 한 타순이 돈 4회에는 그를 맹폭했다. 박용택과 양석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가 됐고 채은성의 희생번트와 정성훈의 몸에 맞는 볼로 1사 만루가 됐다. 오지환을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이때 박용택이 홈을 밟아 동점이 됐다.
이어진 2사 1,3루에서 유강남은 우규민의 공을 8구까지 커트하다 9구째에 중전 적시타를 때려 역전에 성공했다. 우규민은 다음 타자 손주인에게도 중전 안타를 허용해 1점을 더 내줬고 이형종 타석에서 우규민의 공을 포수 이지영이 놓치며 포일로 3루주자 유강남이 홈을 밟아 4회만 4실점을 했다.
5회에도 박용택과 양석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위기를 맞은 우규민은 상대의 주루실수로 겨우 이닝을 마무리하며 패전 위기에서 6회 교체됐다. 동료였을 때는 힘이 되던 타자들이었지만 상대로 맞서자 무서운 적으로 돌변한 것. 우규민에게는 냉혹한 프로의 세계를 맛본 하루였다.
잠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