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세계수영선수권에 도전하는 '박태환 전담팀'은 역대 최연소다.
박태환(28·인천시청)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SK전담팀과 결별했다. 이후 자비로 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수차례 멤버가 바뀌었다. 한때 매니저 없이 체력담당 트레이너와 단둘이 해외훈련을 하기도 했고, 체력 담당 트레이너가 개인사정으로 그만둔 후에는 컨디셔닝 트레이너와 단둘이 훈련을 이어가기도 했다. 대기업 전담팀이 모든 것을 아낌없이 지원해주던 때와는 모든 것이 달랐다. 호주 전훈에선 직접 운전대도 잡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 시련 후 박태환은 오히려 이를 악물었다. 문체부, 체육회의 압력 속에 올림픽 한달 전에야 올림픽 출전이 확정됐다. 제대로 된 지원팀도 없었다. 오랜만의 국제대회, 안팎의 시련속에 자신의 수영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귀국 직후 수영장으로 달려가 물살을 갈랐다. 지난해 11월 일본 아시아수영선수권 4관왕(자유형 100-200-400-1500m), 12월 캐나다 윈저 세계쇼트코스수영선수권 3관왕(자유형 200-400-1500m)에 오르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내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꾸린 '완전체' 전담팀은 천군만마다.
리우올림픽 이후 박태환을 전담하게 된 호주 시드니 와랑가 수영클럽의 팀 레인 코치는 30대 초반의 젊은 지도자다. 빌리노바, 노트르담, 퍼스 등 호주 유수의 클럽에서 지도자 경험을 쌓았다. 박태환은 레인 코치와 함께한 일련의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레인 코치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쇼트코스세계선수권 직후 전문지 스윔스왬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박태환은 리우올림픽 이후 더욱 강하게 동기부여가 된 상태로 내게 돌아왔다.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박태환은 내가 지도해본 최고의 프리스타일러"라며 믿음을 표했다. "박태환의 타이밍, 힘을 쓰는 방식은 매우 직관적이다. 그의 스트로크에는 에너지 낭비가 거의 없다"고 극찬했다. 박태환의 쉼없는 노력도 언급했다. "박태환은 팀 훈련을 마친 후 파트너와 개인훈련 계획을 계속 이어간다. 윈저쇼트세계선수권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어냈음에도 그는 여전히 더 빨라지기를 원한다."
팀 코치 외의 지원 스태프도 모두 젊은 피다. 제이슨 정(한국명 정세진) 매니저, 한승호 컨디셔닝 트레이너, 정송영 체력 담당 트레이너 등 전담팀 전원은 20대로 구성됐다.
호주 국적의 매니저 정씨는 수영선수 출신이다. 어린 시절부터 박태환과 호형호제해온 덕분에 심적으로 서로가 편안하다. 선수의 마음을 이해한다. 특히 원어민과 다름없는 영어 구사력으로 팀 코치와 박태환, 전담팀 사이에서 원활한 소통 역할을 담당한다. 한승호 컨디셔닝트레이너는 부산 출신으로 지난해 일본아시아수영선수권 때부터 박태환과 함께 했다. 경기 전후로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한 트레이너의 실력에 박태환은 만족을 표하고 있다. 정송영 체력 담당 트레이너는 미국 선발전부터 호흡을 맞췄다. 짧은 시간 내에 팀내에 녹아들었다.
레인 코치를 제외한 스태프 전원이 박태환보다 어리다. 과거 '박태환 전담팀'은 경험 많은 전문가, 연장자들로 이뤄졌었다. 이번엔 다르다. 말이 통하고 마음이 맞는 20대끼리 동고동락하는 만큼 분위기가 좋다. 가장 경험 많고, 가장 노련한 '전문가' 박태환이 스스로 전담팀을 컨트롤하는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박태환은 19일 새벽(한국시각) 훈련지인 이탈리아 로마에 입성했다. 마무리 훈련을 마친 후 내달 중순 결전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입성한다. 박태환은 내달 23일 자유형 400m, 24일 자유형 200m, 29일 자유형 15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