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이 없다.
2016~2017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최정상에 올랐던 레알 마드리드가 내홍을 겪고 있다. '탈세 혐의'에 '이적설'까지 나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이어 루카 모드리치의 '위증 혐의'까지 불거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0일(이하 한국시각) '크로아티아 검찰이 모드리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며 '모드리치는 전 소속팀 디나모 자그레브의 즈드라브코 마미치 전 회장의 횡령, 탈세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할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다르면 마미치 전 회장은 2008년부터 선수들을 해외 구단으로 이적시키는 과정에서 1500만 유로(약 190억원)를 횡령했다. 세금 160만 유로(약 20억원)도 탈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모드리치의 이적건도 이에 포함돼있다. 2008년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모드리치는 이적료 절반을 마미치에게 주기로 계약을 했다. 모드리치는 지난 13일 법정에서 2004년 7월 디나모 자그레브와 계약을 갱신하면서 이런 조항을 삽입했다고 밝혔다.
이 진술이 문제였다. 말이 바뀌었다. 크로아티아 검찰에 따르면 모드리치는 2015년 조사 당시 토트넘 이적 결정 후 이 조항에 합의했다고 진술했다. 거짓 증언이라 의심받는 이유다. 만약 위증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대 5년 징역형에 처해진다.
플로렌티노 페레즈 레알 마드리드 회장의 고민이 깊다. 주축 선수 관련 문제가 연달아 터졌다. 그렇지 않아도 호날두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스페인 검찰이 호날두를 탈세 혐의로 기소했다.
호날두가 2011~2014년 세무당국의 눈을 피해 1470만 유로(약 186억원)의 세금을 내지않았다는 게 스페인 검찰의 의견이다. 혐의는 총 네 건이다.
지난 14일 호날두의 변호사인 안토니오 하미에르와 에이전시인 제스티푸테사는 "스페인 검찰이 주장하는 호날두 탈세 혐의은 관련 법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호날두는 성실히 납세를 했다"고 주장했다. 만약 스페인 검찰이 기소한 네 건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7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정상 참작되면 24개월 미만으로 줄어들고 초범의 경우 집행 유예를 받을 수도 있다.
동시에 호날두 이적설까지 흘러나왔다. 포르투갈 매체 아볼라 등 복수의 현지 언론은 '호날두가 스페인 검찰 조사에 화가 나 스페인을 떠나겠다고 구단에 통보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맨유와 파리생제르맹이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꼽히는 가운데 페레즈 회장이 호날두 잡기에 나섰다. 페레즈 회장은 20일 스페인 라디오 채널 온다 세로를 통해 "컨페더레이션스컵이 끝나는 대로 호날두와 이야기를 나누겠다"며 "호날두는 우리에게 화난 게 아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 매우 중요한 선수"라며 설득 의지를 드러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