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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맨' 에두의 은퇴는 가족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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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두의 은퇴는 가족들에게 달렸다."

전북의 '서른여섯살 골잡이' 에두는 올시즌 이동국(38), 김신욱(29)과 치열한 원톱 경쟁을 펼치고 있다. 치열한 주전경쟁 속에 시즌 초 충분한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하자 최강희 전북 감독을 직접 찾아왔다. "아무리 잘해도 다른 팀으로 가지 않고 시즌 후 전북에서 은퇴할 테니 제발 출전하게 해달라."

절실한 마음으로 나선 그라운드에서 어김없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6월 전남(3대0승)-강원(4대1승)-대구(2대2무)-포항전(3대1승)에서 4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렸고, 7월 19일 광주전(3대1승) 후 4경기만에 출전한 지난 2일 인천전에선 멀티골로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19경기에서 9골을 기록중이다.

최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에두의 은퇴를 말려봐야겠다"고 말한 후 에두의 은퇴 여부는 뜨거운 이슈가 됐다. "본인이 워낙 강하게 은퇴를 이야기했고, 다른 삶을 산다고 했는데 지금같은 페이스라면 더해도 될 것같다"고 했었다. 멀티골로 맹활약한 에두는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가족에게도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긍정적으로 선수 생활 연장을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올시즌 전북과의 계약이 종료되는 에두가 은퇴 번복의 여지를 남겼다.

최 감독에게 다시 에두의 은퇴 가능성을 직접 물었다. 최 감독은 "본인 의사, 무엇보다 가족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원래 은퇴 결심을 단단히 굳혔었는데 보시다시피 에두가 훈련 때나 경기 때나 몸이 정말 좋다. 작년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6~7월에 선수단 골격이 완성된 상황에서 한국에 왔다. 출전시간도 적고 골도 많이 넣지 못했다(11경기1골). 올시즌 동계훈련을 잘했고, 몸이 올라왔다. 워낙 기량은 갖고 있는 선수니까"라고 설명했다.

에두는 '패밀리맨'이다. 에두의 은퇴 번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가족이다. 에두는 2005~2006시즌 분데스리가 2부리그 보훔을 시작으로 2007~2009시즌 수원에서, 2009~2010시즌부터 4시즌간 분데스리가 샬케04에서 활약했다. 2013년 중국리그, 2014년 J리그를 거쳐 2015시즌 다시 K리그로 컴백했다. 전북에서 선수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늘 동고동락하던 장모와 처제가 고향으로 떠났다. 최 감독은 "에두의 은퇴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다. 가족을 위해 살고 싶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에두는 어떤 상황, 어떤 경기에서도 원톱의 미션을 완수하는 프로페셔널이다. 최 감독은 "에두는 경기에 못 나올 때도 늘 최선을 다한다. 저 나이에 부상도 없고, 잘 다치지도 않는다.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설렁설렁 적당히 하는 법이 없다. 내 입장에서 한국선수들도 마음이 쓰이지만, 에두 역시 특별히 신경을 써줘야 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은퇴의 배수진을 친 에두, 200호골 기록을 목표 삼은 이동국, 프리킥골로 승부수를 던지는 김신욱 등 3명의 걸출한 골잡이를 놓고 오늘도 고민중이다. 미팅 때마다 미안해서 얼굴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란다. 인천전엔 에두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원톱 3파전, '고민카드' 한 장을 덜어낸 최 감독은 "오늘따라 에두가 더 예뻐보인다"는 특유의 농담과 함께 허허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