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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태극마크' 권경원 "월드컵 진출만 생각하느라 정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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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진출만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국 축구가 위기인 상황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권경원(25·톈진 콴진)의 표정은 비장했다.

'소방수'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1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 소집됐다. 조기소집이 허용된 K리거 11명과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빠진 중국파 4명 그리고 중동 카타르리그에서 활약하는 남태희(알두하일SC) 등 최종명단 26명 중 16명이 얼굴을 드러냈다.

이날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주인공은 두 명이 있었다. 권경원과 김민재(21·전북)였다. 권경원은 "묵묵하게 경기장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내 장점이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선발된 것 같다. 대표팀에 선발 됐을 때 너무 기뻤지만 남은 두 경기 결과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기쁨은 잠시 접어뒀다"고 밝혔다. 이어 "위기 상황이라 심경이 복잡하다.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경기에 나와서 경기력이 좋을 때 뽑혀서 자신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은퇴하기 전까지 열심히 하다 보면 한 번쯤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준비할 수 있는 기간 생겼기에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유스 출신인 권경원은 2015년 전북의 두바이 전지훈련 때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흘리 관계자의 눈에 띄어 영입됐다. 당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베스트 11에 선정될 정도로 빠르게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권경원의 몸값은 폭등했다. 파비오 카나바로 감독이 권경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이적료가 1100만달러(약 130억원)까지 뛰었다. 2015년 손흥민이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때 기록한 이적료 3000만유로(약 380억원)에 이어 한국 선수로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권경원은 "UAE에 갈 때부터 나한테 말이 안되는 일 벌어졌다. 항상 열심히 해야 운도 따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권경원에게 태극마크는 남의 일처럼 보였다. 권경원은 "그만큼 조용히 축구해서 그런 것 같다. 관심 받을 수준 아니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권경원의 경험은 신태용호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이란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권경원이 대체자로 떠오르고 있다. 권경원은 "남은 2연전이 중요하다. 월드컵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그것만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ACL을 뛰면서 형들을 상대 해봤는데 부족한 점 느꼈다. 그래도 외국에서 한 경험은 무시 못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