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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노리는 고영표, 이만한 선발 투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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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이라 볼 수 있다. 리그 전체를 봐도 이 정도로 꾸준한 투수는 없다.

고영표는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고 kt 유니폼을 입었다. kt 창단 멤버였다. 동국대학교 시절 이미 완성형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우선 지명 후부로도 이름이 올라있었다.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뛰었을 당시에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타구에 공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영표는 2015년 kt의 1군 첫 데뷔 시점부터, 핵심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오히려 많은 공을 던지지 않은 것이 전화위복이었다.

첫 시즌에는 중간 계투로 뛰었다. 46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했다. 기복이 있었다. 중요한 순간 사구를 내주는 것도 약점이었다. 지난 시즌 역시 53경기에서 2승4패, 5홀드, 평균자책점 5.59로 비슷한 성적을 냈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필승조 투수였으나, 점차 위력을 잃었다. 팔꿈치 통증까지 겹치면서, 고전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선발로 화려하게 변신한 덕분이었다. 고영표 스스로도 선발 욕심을 냈고, 코치진에서도 '오케이' 사인을 냈다. 아마추어 시절에는 선발로 뛰었지만, 프로에서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그리고 고영표는 올 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3경기에서 뛰면서, 7승11패, 평균자책점 4.78의 기록. 비록 두 자릿수 패배를 넘어섰으나, 고영표 개인 만의 책임은 아니었다. 팀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도 꿋꿋이 공을 던졌다. 팀 내에서 라이언 피어밴드(135이닝)에 이어 가장 많은 133⅔이닝을 소화했다. 게다가 고영표가 등판했을 시의 팀 득점 지원은 단 2.43점에 불과했다. 이는 규정 이닝 요건을 채운 투수 20명 중 19위의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피어밴드(2.52점), 고영표, 돈 로치(2.05)가 나란히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그 정도로 불운에 시달렸음에도 7승을 수확한 것이다.

어려움도 있었다. 지난 6월 5경기에서 3패를 떠안으면서, 평균자채점 8.67로 부진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체인지업은 알고도 못치는 것이다. 하지만 첫 풀타임 선발이니 체력적 문제로 볼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쉽게 무너지지진 않았다. 고영표는 7월 이후 다시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13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20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선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 행운의 콜드게임이자, 완투승이었다. 어찌 됐든 그동안 불운했던 기억을 날릴 수 있는 귀중한 1승이었다. 이제 10승에는 단 3승만을 남겨뒀다. 저조한 득점 지원에도 첫 10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긴 시즌을 부상 없이 순조롭게 완주하고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수확. 고영표는 kt, 그리고 KBO리그의 미래로 성장하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