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의 대기업 이익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가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지만 삼성·LG·SK 3개 그룹을 뺀 순이익은 17% 가량 감소했다.
21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33곳(금융업 제외) 중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자산 기준) 계열 63곳의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은 45조9901억원으로 전년 동기(31조5344억원) 대비 45.8% 증가했다.
분석 대상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순이익 60조6868억원 중 10대 그룹의 비중은 75.8%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64.7%보다 11.1%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삼성·LG·SK 3개 그룹의 계열 상장사 29곳의 순이익은 35조6074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6813억원) 대비 90.3%가 늘었다. 분석 대상인 533개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전체 순이익은 60조6868억원으로 사상 최대인 작년 동기의 48조7689억원을 넘었지만 상당수 기업에는 이익 증가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일례로 삼성·LG·SK 3개 그룹을 뺀 상장사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30조876억원에서 올해 25조794억원으로 16.6%나 줄었다. 특히 533개사 중 적자 전환 기업은 46곳으로 흑자 전환 기업 38곳보다 많았다. 49개사는 적자가 지속됐고 197개사는 흑자는 냈지만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줄었다.
이익 쏠림 현상은 10대 그룹 내에서도 나타났다. 삼성·LG·SK 등 3개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조3827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8531억원) 대비 19.2%가 줄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익 쏠림 현상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경제활동에서 기업의 집중도를 분석하고 중소·중견기업을 강화할 수 있는 경제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