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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꿈의 기록 세우고 꿈의 ML 무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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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기록 세우고, 꿈의 무대로 갈까.

꾸준히, 조용하게 잘 하는 줄은 알았다. 그런데 엄청난 대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었는 지는 몰랐다.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손아섭은 26일 부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홈런포를 때렸다. 3경기 연속 홈런으로 시즌 19호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2014년 18홈런을 넘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갈아치웠다. 손아섭의 활약 속에 롯데는 기적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점점 더 높이고 있다.

도루는 벌써 22개를 해놨다. 이제 홈런 1개만 더 치면 커리어 첫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을 하게 된다. 지금 기세라면 20-20은 따논 당상이라고 봐야 한다.

여기에 또 하나 엄청난 대기록 달성도 가능하다. 꿈의 200안타다. 손아섭은 120경기 165안타를 몰아쳤다. 이제 롯데는 24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남은 경기에서 35안타를 치면 200안타다. 경기당 1.46개의 안타를 쳐야한다는 건데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못할 기록도 아니다. 손아섭의 최근 타격감이 매우 뜨겁다. 최근 5경기 11안타를 쳤다. 타구 질이 다르다. 일직선의 타구가 힘있고, 강하게 뻗어나간다. 그만큼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팀도 중요한 시기이고, 건강한 몸을 타고나 남은 전 경기 출전 가능성이 높다. 2번 타순에 주로 배치되기 때문에 최소 4타석을 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200안타 기록을 달성한 건 2014년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이 유일하다. 하지만 서건창도 20-20은 안됐다. 7홈런 48도루를 기록했었다. 48도루도 가치있는 기록이지만 아무래도 장타력과 주루 능력을 더 고루 평가받는 20-20 기록이 더 무게감 있어 보인다.

만약, 손아섭이 200안타-20홈런-20도루를 기록한다면 이는 프로야구 역대 최초 기록이다. 초보 수준 외야 수비에, 근성만 넘쳤던 미완의 대기 손아섭이 이제는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선수로 거듭날 기회다.

그리고 자신의 야구 인생을 바꿀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손아섭은 올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국내에 남는다면 큰 돈을 받을 수 있고, 자신의 진짜 꿈인 미국 무대 진출에도 도전할 수 있다. 손아섭은 2년 전 포스팅 무응찰 아픔 때문에 미국 진출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야구선수로서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고픈 마음을 지운 적은 없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올시즌 손아섭을 꾸준히 관찰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야구 첫 대기록 달성자가 된다면 메이저 구단들의 관심이 더 뜨거워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