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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도 OK" 스크럭스가 통증 참고 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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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 와서 함께 고생하니까 서로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는 최근 허벅지 부위가 썩 좋지 않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자칫 더 심각해질 것을 우려해 최근 3경기에서는 수비를 하지 않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스크럭스를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회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정답인데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이유는 본인의 의지다. 김경문 감독은 "쉬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경기를 빼줄테니 얼마든지 이야기를 하라고 해도 굳이 뛸 수 있다며 의지를 보인다"고 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같은 외국인 선수가 선발투수로 등판하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모양이다. 메이저리거들이 왔으니 자존심도 걸려있고, 먼 곳에서 와서 함께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돕고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웬만하면 더 안빠지려고 한다"며 웃었다. 김 감독의 설명대로 지난 29~30일 kt 위즈와의 수원 원정 2연전에서 NC 선발 투수는 제프 맨쉽과 에릭 해커였다.

하지만 '동료애'를 떠나서 스크럭스 스스로 느끼는 4번타자의 책임감이 있다. 3할에 육박했던 타율이 8월 중순들어 2할7푼9리까지 뚝 떨어지며 고민이 있었다. 티를 내지는 않아도 마음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10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끝내기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다시 살아나는듯 했다가도 찬스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3할2푼4리, 3홈런, 11타점으로 다시 4번타자의 면모를 되찾았다.

급한 팀 사정도 영향을 미쳤다. 김경문 감독은 팀 타선 극대화를 위해 스크럭스를 우익수로 기용하는 방법을 몇 주 전부터 고민해왔다 실행에 옮겼다. 타선 폭발력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고, 타자들의 상승세가 오래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들을 선발 라인업에 한꺼번에 기용해야 초반 점수를 뽑아내고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감독이 직접 스크럭스에게 본인의 의사를 물었을 때에도 흔쾌히 "해본 적 있다. 할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미국에서도 주로 1루수로 뛰어 외야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팀이 필요한 포지션에서 뛰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우익수로 나선 경기에서 수비 실수도 나왔으나 적응 과정이다.

일단은 완벽한 몸상태가 우선이다. NC가 이번 가을 달콤한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스크럭스의 활약이 무척 중요하다. 에릭 테임즈의 그림자를 지우며 NC의 중심 타자로 자리를 잡은 만큼 감 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