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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박지성 파격 발탁, KFA 2002년 4강주역 전면배치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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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려 고개숙여 사과했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파격적인 인사 카드를 뽑아들었다. 홍명보 전 A대표팀 감독을 전무이사에 발탁했다. 박지성을 유스전략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또 거스 히딩크 감독의 통역을 맡았던 협회 직원 전한진 국제팀장을 사무총장으로 승진시켰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사의를 표명한 김호곤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 이용수 부회장, 안기헌 전무이사 등에 대한 후임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들을 전면 배치한 것이다. 홍명보 전무는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불명예스럽게 지휘봉을 놓았다. 그리고 중국 프로축구를 경험하고 여름부터 야인으로 지냈다.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 전 감독을 복귀시킬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 후임을 고려할 때 홍명보 카드를 고민하기도 했었다. 홍 전무는 선수 지도자에 이어 이번에 행정가로 새출발하게 됐다. 그는 선수 은퇴 이후 첫번째 목표가 행정가였다. 지도자를 경험하고 다시 출발선상에 선 셈이다. 한국 축구와 A대표팀이 처한 상황이 좋지 않아 홍 전무의 역할이 막중하다.

박지성의 축구협회 가세도 의미가 있다. 그는 선수로서 최고의 정점을 찍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의 주역이다. 그는 선수 은퇴 이후 행정가 준비를 해왔다. 런던에서 유학하며 축구협회의 추천으로 FIFA 마스터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박지성은 우리나라 유소년 정책과 발전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협회 입성은 시작이다. 경험을 쌓는다면 홍명보 전무 그 다음을 바라볼 수도 있다.

전한진 사무총장 승진 발탁도 같은 맥락이다. 전한진 사무총장은 축구협회의 대표적인 국제통이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의 '입' 노릇을 했다. 현대그룹에서 파견왔지만 현대 사람들이 축구협회를 떠날 때 잔류했고, 그 이후에도 국제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대외 업무를 중점적으로 다룰 사무총장으로 전한진 이상의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전한진 사무총장은 과거 정몽준 협회장 시절의 가삼현 총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위원회 기능 개편에 따라 축구 발전을 위한 중장기 정책수립과 기술연구 기능을 담당할 기술발전위원회 위원장에는 이임생 전 텐진 감독을 선임했고, 기존 조병득 부회장과 함께 학원 클럽 리그 관장 및 제도개선을 담당할 부회장에는 선수 은퇴후 오랫동안 현장 지도자 생활을 해온 최영일 전 동아대 감독을 임명했다. 조병득 부회장이 겸임하고 있던 대회위원장에는 조덕제 전 수원FC 감독을 새로 선임했으며, 원창호 심판위원장은 유임키로 했다.

신설되는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을 맞게 될 부회장은 인선을 진행 중에 있어서 마무리되는 즉시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행정 총괄 책임자인 전무이사에는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내정했고, 사무총장직을 신설해 전무이사를 보좌하기로 했다. 사무총장에는 20년간 다양한 분야의 협회 행정을 담당해온 전한진 국제팀장을 임원으로 승진 발령했다.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나갈 유스전략본부장에는 박지성을 발탁했다. 그가 경험한 선진 축구시스템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의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

홍명보 전무이사, 전한진 사무총장 체제는 협회 집행부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역량있는 축구계 인재를 발굴해 육성하려는 협회의 의지가 표현된 것이다. 또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축구팬의 목소리와 함께 정몽규 회장의 인적쇄신에 대한 강한 의중이 반영됐다.

향후 협회 내부 인사위원회를 통해 확정될 실/팀장급 인사에서도 전면적인 보직 변경 및 역량있는 젊은 인재를 발탁할 예정이다. 신규 내정된 임원들은 조만간 임시총회를 소집해 승인을 받는 즉시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