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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이기고 싶다" 일본의 의식, 벌써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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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만나면 평소보다 더 힘이 들어간다." 일본 야구 대표팀의 한국 경계령은 이미 발동됐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한국과 일본이 야구로 맞붙는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개막전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작은 규모의 대회지만, 팀들간의 신경전만큼은 예사롭지가 않다. 특히 첫 경기가 한일전으로 배정이 되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 비장한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APBC 기자회견을 위해 미리 도쿄에 다녀갔던 선동열 감독이 "분위기가 벌써부터 뜨거운 것 같더라. 특히 일본이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한국에 진 것을 두고두고 아프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한국전에 대한 언론의 분위기나 야구 관계자들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며 열기를 체감했을 정도다. 한국 대표팀 역시 "일본전은 실력을 떠나 자존심의 문제"라며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전력 차이를 생각했을때 일본이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기전인만큼 분위기 싸움에서 압도하면 해볼만 하다는 게 선수단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이다.

이나바 감독과 일본 대표팀은 15일 도쿄돔에서 한국 대표팀보다 앞서 공식 훈련을 마쳤다. 훈련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홈 그라운드나 마찬가지이지만, 비장함까지 감돌았다. 선동열 감독이 체감했던대로 최근 국제 대회 중요한 길목에서 한국을 만나 미끄러졌던 쓰린 기억이 있기 때문에 더욱 꼼꼼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이나바 감독 역시 한국전 승리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나바 감독은 공식 훈련이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합숙 훈련을 하면서 활력 넘치고 열심히 하는 팀을 만들 수 있었다. 일장기를 내걸고 싸운다는 것은 승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이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하며 경기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어 첫 상대로 한국을 만나게 된 소감을 묻자 "한국은 일본에 아주 강하다. 나 역시 한국과 그동안 많은 경기를 했는데, 한국을 만나면 평소보다 더 힘이 들어간다.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아주 많이 나온다"고 경계를 풀지 않았다.

또 가장 경계해야할 것으로 한국의 마운드를 꼽았다. 이나바 감독은 "선동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한국의 투수진이 강화됐다고 생각한다. 독특한 투구 방식이나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유형이 많다.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제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숙명의 라이벌전을 앞둔 일본과 한국의 분위기는 진중하고도 무겁다. 선동열호는 벌써 시작된 일본의 경계 태세에 어떻게 대처할까.

도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