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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상주인력 1일2끼-일당 1만원, 평창 군의료인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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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전국 각 군병원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의료인력 지원 요청 공문이 전달됐다.

대상은 군의관과 간호사다. 인원은 군의관 32명, 간호사 35명. 파견 기간은 내년 1월 24~2월 24일(평창올림픽), 3월 8~19일(평창패럴림픽)이다. 파견된 인력은 하루 8시간 근무가 원칙이라는 게 평창올림픽 조직위(이하 조직위) 관계자의 설명. 파견 조건은 이렇다. 일당 1만원에 식사는 하루 2끼 제공. 숙박은 4~6인 1실이다. 여기에 복장, 방한용품 및 간식을 제공한다.

1개월여 현장 상주근무에 일당은 1만원, 식사는 하루 2끼다. 예를 들어, 오전 8시~오후 5시까지 근무하면 조식, 중식만, 오전 10시~오후 7시에 일하면 중식과 석식만 제공된다는 얘기다. 나머지 한 끼는 일당 1만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운영인력 식당의 한 끼 가격은 8000원으로 알려졌다. 만약 상황이 맞지 않아 외부 식당을 이용해야 할 땐, 그 이상의 비용을 치러야 할 가능성도 있다. 그마저도 없으면 조직위 제공 간식으로 배를 채워야 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파견, 근무 형태에 따라 세 끼 제공되는 인력도 있다. 하루 두 끼와 일당 1만원이 열악한 조건인 건 맞지만 군인 신분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그 조건에 맞춰 책정된 것"이라며 "소속 기관에 출장 신고를 하고 나오면 원래 월급에 출장비를 받고, 추가적으로 일당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병원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현장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여비 지급 사항일 땐 보통 사전 공지가 있는데 이번엔 없었다. 평창올림픽 파견 사유로는 여비가 지급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군인 신분이기에 풍족한 여건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너무나 열악한 처우에 지원자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인원수를 채워 평창으로 보내야 할 수 밖에 없는 입장. 결국 다수의 군 병원에서 '제비뽑기' 방식으로 파견자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한 의료 공백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군병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군의관이 1명 밖에 없는 전공에서 제비뽑기로 파견자가 걸리면 파견 기간 동안엔 해당 전공 병사 환자를 진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피부과에 근무하던 유일한 군의관이 제비뽑기에 걸리면, 파견 기간 동안 해당 군병원 관할 장병은 피부과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 이 관계자는 "현재 뚜렷한 대안이 없는 것 같고, 장병들은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국군수도병원 또는 민간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피해는 군 장병들의 몫으로 남게된다.

숙소 정보 구득도 어려워 파견 예정 인력이 직접 조직위에 전화해서 문의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해 일각에선 "평창, 강릉 일대 군부대 컨테이너 숙소에서 묵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흘러나오는 실정.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이미 운영인력을 위한 숙소가 마련된 상태다.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아무리 군인 신분이지만 하루 두 끼에 일당 1만원이면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도 "하지만 '경제올림픽'을 위해 조직위 차원에서도 비용 절감을 하고 있다. 조직위 전직원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은 기간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조직위도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군인인데 막 부리면 어때?'라고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은 군사 정권 시대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월급을 인상하는 등 군장병 처우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