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개막전 준비를 마친 5개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뉴욕 양키스에 이어 '2번'으로 꼽았다. 기사는 '휴스턴은 탄탄한 선발진, 위력적인 타선은 그대로이고,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낼 유망주들이 즐비하다'고 했다.
휴스턴의 최대 강점은 MLB.com이 언급했듯 탄탄한 선발진이다. 지난해 정규시즌과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핵심 4인방이 건재하다. 저스틴 벌랜더, 댈러스 카이클, 찰리 모튼,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는 지난 시즌 합계 40승16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특히 벌랜더는 지난해 8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이적한 뒤 5경기에 등판해 5승, 평균자책점 1.06의 호투했고, 포스트시즌서는 6경기에 나가 4승1패, 평균자책점 2.21의 눈부신 피칭을 펼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런데 휴스턴의 선발 보강 욕심은 끝이 없는 듯하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우완 에이스 게릿 콜 영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MLB.com은 11일 '휴스턴과 피츠버그가 콜의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휴스턴의 제프 러나우 단장은 트레이드가 임박했다는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대해 MLB.com을 통해 "이뤄진 딜은 없다. 복수의 딜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임박한 것은 없다(Nothing is imminent)"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MLB.com은 '목요일 오전까지는 콜에 관해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뭔가는 일어날 수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여러가지 정황상 트레이드는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휴스턴은 이번 FA 시장 최대어 다르빗슈 유를 영입할 수 있는 구단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휴스턴으로서는 평균 연봉 2500만달러 이상을 원하는 다르빗슈보다 트레이드를 통해 콜을 데려오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콜은 2019년 시즌을 마쳐야 FA가 된다.
MLB.com은 '굵직한 트레이드가 성사 직전 난관에 부딪히는 건 일상적이지만, 양팀간 트레이드 논의를 방해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며 '다른 한 팀이 콜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프시즌 내내 거론된 뉴욕 양키스는 아니다'고 전했다.
휴스턴의 짐 크레인 구단주는 지난 9일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정상급 선발투수 영입을 원한다"면서 로테이션 보강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휴스턴은 이미 지난해 여름 콜을 데려오기 위해 피츠버그와 협상을 벌였지만, 카드가 맞지 않아 벌랜더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다르빗슈 뿐만 아니라 제이크 아리에타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현재 휴스턴이 콜을 받고 피츠버그에 내줄 유망주로는 외야수 카일 터커와 우완투수 포레스트 화이틀리가 언급되고 있다.
또다른 난관은 콜이 현재 올시즌 미계약 상태라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4시즌을 소화한 콜은 연봉조정자격이 있어 메이저리그 규약상 오는 13일까지 구단과 함께 본인이 원하는 연봉 액수를 제출해야 한다. 즉 휴스턴은 피츠버그로부터 콜을 인수받고 곧바로 계약, 연봉조정신청을 해야 되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피츠버그와 일단 계약하고 트레이드할 수도 있지만, 휴스턴이 제시할 수 있는 연봉 수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크레인 구단주는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 전시 개막 행사가 열린 이날 휴스턴 시청에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언론에서 우리가 최고의 팀이라고 하는데, 언론이 그걸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면서 "우리 팜시스템을 보면, 괜찮은 트레이드다 하더라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콜 영입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은 진중하다. 1962년 창단한 휴스턴은 지난해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욕심'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는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