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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심초사' 최태웅 감독 "노재욱 허리는 현대캐피탈의 척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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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계속 걱정이 될 수 밖에 없죠."

밝은 듯 어두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다. 밖에서 보면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을까' 싶다. 현대캐피탈은 잘 나가고 있다. 최근 6연승으로 승점 51점을 기록, 리그 단독선두 질주를 하고 있다. 2위 삼성화재(승점 47)와의 격차는 승점 4점.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리그 초반 지적됐던 '위험요소'를 말끔히 털어냈다는 점. 급작스런 외국인선수 교체와 최민호 입대로 인한 센터진 약화가 우려됐다. 하지만 이젠 큰 문제가 없다. 최 감독은 "예기치 않게 외국인선수 교체를 했고, 안드레아스도 처음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에서 지적했듯 센터진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안드레아스도 팀에 녹아들고 있고, 센터진 문제도 없다. 오히려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 전력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이렇듯 좋은 일만 가득한데 왜 최 감독은 '걱정될 수 밖에 없다'고 했을까.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최 감독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지만, 정말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완벽주의자' 최 감독을 노심초사케하는 요소. 그건 세터 노재욱의 허리다.

노재욱의 허리 통증은 고질이다. 매 시즌 1~2회, 많게는 3~4회 극심한 통증으로 경기를 소화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 지난 시즌 후반기 노재욱은 허리 통증으로 제대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고, 이 기간 현대캐피탈은 부진을 겪었다.

도대체 얼마나 심하길래. 최 감독은 "상당히 심한 수준의 '척추측만(척추옆굽음)' 증상을 갖고 있다. 척추 사이 공간이 벌어지고, 또 반대 부분은 지나치게 좁혀지면서 근육, 신경에 심한 압박이 가해진다"고 했다. 의학적으로 이 증상은 요통, 어깨 통증은 물론, 두통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심폐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수면 중에도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때문에 최 감독의 온 신경은 노재욱의 허리에 쏠려있다. 최 감독은 "생활할 때나 훈련할 때 노재욱의 허리를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며 "노재욱이 훈련 중 팔을 허리에 슬쩍 올리기만 해도 쉬게 한다. 허리를 숙일 수 밖에 없는 낮은 자세 훈련은 시키지 않고, 하체 운동도 허리와 코어까지 잡아주는 스쿼트 대신, 허리 부담이 적은 레그 프레스 위주로 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재욱의 허리는 선수 자신만의 허리가 아닌 우리 팀의 척추"라며 "이승원 등 다른 세터들의 경기력이 올라와준다면 노재욱에 쏠리는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한편, 최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17일 홈 구장인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경기를 치른다. 최 감독은 "KB손해보험은 서브가 강한 팀이다. 이를 버텨낼 수 있는 리시브 라인을 구축해 우리들의 배구를 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