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모바일게임의 전성시대다. 모든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고 사업의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모바일 초기에는 독창적인 게임과 모바일의 특징을 담은 게임들이 출시돼 치열한 경쟁을 펼쳤는데, 결국 인기작 중심의 게임들이 살아남는 분위기가 됐다. 대다수의 게임들은 출시 당시만 인기가 좋았을뿐 모바일로 넘어온 유명 IP게임들이 시장을 차지했다.
기존 PC기반 인기작들이 모바일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면서 다시금 국내 게임 산업의 생태계와 관련된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올드 PC 게임들이 모바일에 진입하자 올드 게이머들 역시 모바일로 복귀했고 이들의 기호에 맞춘 과금 중심의 모바일게임이 출시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지갑이 두툼한 4050 남성 세대를 노린 다수의 수익률 중심 게임들이 스토어 매출 차트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으며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새롭고 신선한 게임을 찾아다니는 젊은 세대에게 이러한 게임은 과도한 결제 콘텐츠로 혐오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시간은 없고 돈 많은 올드 게이머에게 충분히 즐길 만한 게임이 되면서 유저들의 의견은 반으로 갈렸다.
여기에 게임사의 선택이 한쪽으로 쏠리며 문제는 커지고 있다. PC 기반으로 게임 산업이 이어질 당시만 해도 각 게임사들은 나름의 공략 세대와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수위 조절이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한 게임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젊은 세대는 모바일에서 새롭고 즐길 만한 게임에 목말라하고 있지만 올드 게이머와 게임사 입장은 조금은 다르다. 이들에게는 당장의 재미를 보장해주고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기존의 방식을 버려야 하는가에 대해서 오히려 의문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안정된 상황에서 굳이 모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청소년층과 게임을 즐기는 일반 유저들이 플레이 할만한 게임이 그리 많다고 볼 수 없다. 철저하게 효율과 시장경제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모바일게임 시장은 꾸준히 수익 중심의 게임 출시와 분위기가 자리 잡힐 것이 분명하다.
시장 전체로 봤을 때 모바일 시장의 꾸준한 확장, 매출의 상승 등 지표는 매우 긍정적이다. 하지만 게임의 본질과 미래가치를 추구해야 되는 게임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현 상황은 심각하다. 10년전 PC 게임을 즐겼던 청년들이 모바일로 이동해 무서운 소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뒤에 지금의 세대가 마찬가지로 똑같은 소비 패턴을 보여주리란 보장은 없다.
해외 시장과의 격차 역시 벌어지며 국내 게임 산업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해외에서는 싱글과 멀티플레이가 조화를 이루는 게임이 출시되고 있는데 국내는 유독 내수용 게임이 많다. 언제부터인가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국내 게임 소식도 부쩍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게임사가 당장 방향성을 수정하기란 더욱 어렵다. 주된 수익을 포기하고 미래를 바라보기에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 치열하고 힘들기 때문이다.
필요와 수요가 있으면 시장은 생겨나고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 현재 많은 모바일 유저들이 신선하고 밸런스가 갖춰진 게임의 출시를 원하는 만큼 변화의 분위기는 다소 빠르게 만들어 질 수 있다.
소녀전선, 야생의땅 듀랑고,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 새로운 과금모델을 선택하면서 유저들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과금요소가 없는 것이 아니고 100% 새롭다고 할 순 없지만 확실히 개발사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찾아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저들의 눈에는 아직 부족하고 대격변에 가까운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매출 중심의 모바일 시장이 한번에 180도 변화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유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함께하는 움직임이 많아진다면 게임사도 현재의 방향성을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게임인사이트 김도아 기자 press@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