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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올시즌 반드시 넘어야할 '外人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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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우완 파이어볼러' 사랑은 끊임이 없다. 지난 해 김강률이 '각성'하며 마무리 자리를 꿰찬 이후에도 아직 꽃피우지 못한 '우완 파이어볼러'들이 줄을 서있다.

아직도 제구가 문제인 홍상삼에 지난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영하 그리고 올해 2차 드래프트로 합류한 최대성까지 150㎞는 가뿐히 넘기는 강속구 투수들이다. 이중 이영하는 현재 두산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미래의 선발감'이다.

사실 이영하는 지난 해 말부터 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함덕주의 뒤를 잇는 선발 투수가 될 것으로 코칭스태프들의 기대를 모았다. 신입답지 않은 '배포'는 이영하의 가장 큰 자산이다. KBO리그의 내로라하는 '거포'들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아넣는 대담함을 가지고 있는 투수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은 많다. 이영하에게 현재 가장 넘기 힘든 산은 바로 '외국인 타자'다. 그는 외국인 타자에 대해 트라우마에 가까운 경험을 하고 있다.

때는 2017년 5월 19일 KIA 타이거즈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영하가 1군 경기에서 처음 마운드에 오른 날, 그는 7회부터 마운드에 섰다. 그가 처음 상대한 선수가 KIA의 1번이자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였다.

이영하는 1군에 올라와 처음 타자를 상대했지만 자신이 있었다. 처음부터 강속구를 뿌려댔다. 1구는 볼이었지만 2구와 3구는 버나디나가 맞추는데 급급해 1B2S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놨다.

이영하는 4구도 149㎞짜리 직구를 자신감있게 던졌다. 하지만 버나디나는 이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이후 이영하는 서동욱과 김주찬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최형우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신인치곤 괜찮은 투구였다. 하지만 이 때부터 이영하에게는 외국인 타자 공포증이 생긴 듯하다.

이후 버나디나를 한 번 더 상대했지만 다시 안타를 허용한 이영하는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에게 2타수 1안타, 넥센 히어로즈 대니 돈에게 1타수 1안타, 한화 이글스 윌린 로사리오에게도 2타수 1안타를 헌납했다. LG 트윈스전에는 등판하지 않았고 kt 위즈와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타자와는 상대하지 않았다. 이영하를 상대해 안타를 치지 못한 외국인 타자는 재비어 스크럭스(NC 다이노스)와 앤디 번즈(롯데 자이언츠) 뿐이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 136타수 43안타를 허용하며 피안타율 0.316을 기록했지만 외국인타자에게는 홈런 하나를 포함해 7타수 5안타 피안타율 0.714로 기록이 치솟는다.

첫 경기의 트라우마가 쉽게 지워지긴 함들다. 하지만 본인이 투수로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하는 산이다. 이영하가 '외인포비아'를 언제쯤 극복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