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홍자매 작가의 tvN 드라마 '화유기'가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홍자매는 6일 땅별 작가가 자신의 네이버 웹소설 '애유기'의 설정을 '화유기'가 베꼈다고 주장하며 구설에 올랐다. 이에 대해 홍자매는 "'애유기'라는 소설은 본 적도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드라마 표절 논란은 단연 홍자매 만의 일은 아니다. 이전에도 표절 시비는 많았다. 대표적으로 표절 의혹이 일었단 작품을 방송사 별로 정리해봤다.
MBC는 '질투'(일본 후지TV '도쿄 러브스토리'), '남자셋 여자셋' '세 친구'(미국 드라마 '프렌즈'), '태왕사신기'(만화 '바람의 나라'), '의가형제'(일본 후지TV '뒤돌아보면 녀석이 있다'), '청춘'(후지TV '러브 제너레이션'), '로망스'(TBS '마녀의 조건'), '러브레터'(TBS '스트로베리 온 더 숏케이크'), '앞집 여자'(TBS '사랑을 몇 년 쉬었습니까'), '원더풀라이프'(후지TV '속도위반 결혼') 등이 아이디어, 혹은 스토리를 차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KBS는 '아이리스'(소설 '후지산은 태양이 뜨지 않는다'),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후지TV '사랑의 힘') 정도가 표절 의혹에 휘말린 작품으로 양호한 편이다.
SBS는'별에서 온 그대'('시간 여행자의 아내' '뉴암스테르담' '설희'), '꿈의 궁전'(후지TV '임금님의 레스토랑'), '해피투게더'(후지TV '한 지붕 아래'), '로펌'(후지TV '히어로'), '명랑소녀 성공기'(만화 '꽃보다 남자'), '별을 쏘다'(후지TV '롱베이케이션'), '불량주부'(후지TV '앳 홈 대드'), '건빵선생과 별사탕'(NTV '고쿠센'), '49일'(신화 팬픽), '야왕'(최란 작가), '가면'('그림자 여인'), '용팔이'(만화 '도시정벌7'), '너의 목소리가 들려'(단편 추리소설 '악마의 증명') '아내의 유혹'(정혜경 작가 '야누스의 도시'), '쩐의 전쟁' '왕과 나'(이정우 작가) 등 가장 많은 작품이 표절 의혹에 휘말렸다.
tvN은 '나인:아홉번의 시간 여행'(기욤뮈소 소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이번 생은 처음이라'(TBC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에 이어 이번 '화유기'까지가 표절 의혹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중 표절이 인정된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청춘'이 '러브 제너레이션' 표절 판정을 받고 조기 종영되고, '여우와 솜사탕'이 주말극 '사랑이 뭐길래' 표절 판정을 받아 대본을 집필한 깁보영이 방송작가협회에서 제명당한 정도다. 한국 저작권법상 일정 수준 이상 특정 대사와 전개가 일치하지 않는 이상 표절로 인정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끊이지 않고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는 뭘까. 표절 의혹을 바라보는 방송가의 시선은 크게 엇갈렸다. 일부는 '드라마의 인기나 스타 작가의 유명세에 편승해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꼬집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사람 사는 모습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사람 사는 모습을 담는 드라마 또한 일정 부분 비슷한 포맷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들의 주장을 봐도 드라마 전체 줄거리나 전개가 비슷하다기 보다는 일부 설정상의 유사점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유사성이라는 것도 살펴보면 해당 작가의 독창적 아이디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까칠한 안하무인 남주인공과 긍정적인 여주인공이 만나 신데렐라 러브스토리를 이룬다고 해서 모든 작품이 표절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팽팽했다. 작품 속 아이디어는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설정을 조금씩 가져와 손쉽게 극을 꾸릴 수도 있는 노릇이라는 얘기다. 한 관계자는 "실제 법원 판결은 기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정부분 유사성이 인정된다는 판단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아무리 캐릭터 설정 등이 비슷한 성격을 띌 수 있다고 해도 그 디테일까지 동일하거나 유사할 수는 없다. 이 부분은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법원에서 기각 판정을 받은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이의 아이디어를 도용한 것이 정당화된다고는 할 수 없다. 힘들게 고안한 아이디어를 빼앗긴 쪽의 입장은 어떻겠나. 결국 작가 본인의 양심에 맡길 일이라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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