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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승무패·17골, '절대 1강' 넘어 '극강' 전북 왜 이렇게 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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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접하기 힘들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2018년, '절대 1강'을 넘어 '극강' 전북 현대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숫자로 증명된다. 우선 패배를 모른다. 전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3경기와 K리그 1경기를 치렀다.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놀라운 수치는 득점수다. 4경기에서 무려 17골을 폭발시켰다. 특히 ACL 3경기에선 15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무려 5골씩 퍼부은 셈. 최강희 전북 감독(59)이 창시해 K리그를 넘어 아시아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은 '닥공(닥치고 공격)'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이 기세는 좀처럼 식지 않을 듯하다. 전북이 이토록 강한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예년에 비해 변화의 폭 작았다

전북은 스타 플레이어들을 조금씩 수집하다 2015년 말부터 폭풍영입을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 2년간은 변화의 폭이 컸다. '불혹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을 비롯해 미드필더 이재성, 수비수 최철순 등 기본 골격이 되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7~8명의 새 얼굴들이 가세했다. 결과적으로 10년 만의 ACL 우승을 거뒀고, 지난해 K리그 정상을 탈환했지만 시즌 초반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조직력이 살아나는 5월까지 내용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올 시즌 주전멤버 중 빠져나간 자원이 적다. 센터백 임종은이 울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고 고무열이 군입대 했다. 외인 중에선 에두와 에델이 떠났다. 그 자리를 홍정호, 아드리아노, 티아고가 메웠다. 한 마디로 전력 누출은 적었고 옵션만 강화됐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조직력을 뿜어내고 있는 이유다.

▶다른 특징의 스트라이커, 차원 다른 시너지 효과

골을 넣는 선수가 다양해졌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가리지 않고 골망을 흔들고 있다. 17골을 8명이 나눠 넣었는데 이 중 수비수(김진수 최보경)가 3골을 터뜨렸다. 공격수들은 기대 이상이다. 다른 특징을 가진 두 공격수가 매력을 발산시키고 있다. 지난 시즌 비슷한 스타일의 에두-이동국-김신욱이 뿜어낸 최전방 공격진의 파괴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아드리아노와 김신욱은 각각 키치(홍콩)전과 톈진 취안젠(중국)전에서 해트트릭으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특히 이동국의 골 결정력이 정점을 찍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전 경기를 조커로 투입돼 팀 내 최다골(4골·7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김신욱은 "전북의 모든 선수들은 강한 동기부여가 돼 있다. 모두가 골을 넣고 싶어하고 모두가 뛰고 싶어한다. 이동국 중심으로 하나가 돼 간다. 2016년 ACL 우승할 때처럼 좋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스타들간 자존심 싸움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몰려있는 팀에서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자체가 자동적으로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사실 과거에는 선수들에게 '팀에 애정을 가져야 한다', '헌신해야 한다', '희생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하지 않는다"며 "선수들 스스로 동기유발이 되는 이유는 좋은 선수들이 모여 질 높은 훈련을 하다 보면 어떤 경기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불평과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동국이 기둥이 돼주고 있다. 생활 면에서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지도자가 아닌 선수들 스스로 집중을 해준다. 홈에선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누가 투입돼도 같은 전력, '창' 못지 않은 '방패'

대부분 감독들은 베스트 11을 제외하고 백업멤버가 투입되면 경기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전북은 다르다. 누가 들어가도 베스트 11 만큼 뛴다. '백업'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민망한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있다. 대부분 다른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무엇보다 공격력 못지 않는 수비력이 돋보인다. '괴물' 김민재(22)가 건재하고 '국보급 센터백' 홍정호(29)는 클래스가 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김민재는 홍정호란 베테랑 수비수를 보며 쑥쑥 크고 있다. 여기에 이재성과 최보경(이상 30)도 있다. 최보경은 톈진전에서 물샐 틈 없는 수비력 뿐만 아니라 골도 넣었다. 특히 부상(스포츠탈장)에서 돌아온 '크로스 스페셜리스트' 이 용(32)의 가세는 최 감독의 고민을 해결한 마지막 열쇠였다. 전북은 빈틈이 없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