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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 재확인한 두산, 걱정을 기회로 어떻게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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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2017시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과 정규 시즌 2위의 성적을 거뒀던 두산 베어스는 늘 다른 팀들의 집중 견제 대상이다. 하지만 항해를 시작한 김태형 감독은 "항상 새로운 기분"이라며 묘한 소회를 밝혔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때 두산은 전력상 변수가 훨씬 더 커졌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고, 이들의 컨디션이 아직 많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스를 늦게 끌어올린 조쉬 린드블럼은 24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연타를 허용하며 4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시범경기 내내 타격에서 헤맸던 지미 파레디스도 아직 물음표가 있다. 개막전에서 KBO리그 데뷔 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진 텍사스성 안타였다. 수비도 불안정하고, 공격 역시 보여줘야 할 부분이 많다.

기존 국내 타자들도 대부분 100%의 컨디션은 아닌듯 보였다. 양의지, 오재일은 개막전부터 '멀티 히트'에 타점, 장타까지 때려내며 펄펄 날아다녔지만 4번타자 김재환이 침묵했고, 상하위 타선을 책임져줘야 할 허경민 최주환 김재호 오재원 등의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은 상태다. 김태형 감독은 "본인들이 준비를 많이 했지만 타격에서 해줘야 한다"며 지난해보다 살아나야 할 '키 플레이어'로 허경민과 오재원을 꼽았다. 또 "파레디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선수 구상과 기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파레디스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줘야 두산의 항해도 순조로울 수 있다.

지난해 우승팀인 KIA 타이거즈를 제외하고, 가장 견제해야 할 팀으로는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를 꼽았다. 김태형 감독은 "SK와 넥센이 지난해보다 월등히 좋을 것 같다"면서 "넥센은 조상우, 박병호 등이 돌아왔고, 작년보다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넥센은 4번타자 박병호의 귀환을 비롯해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 에스밀 로저스라는 확실한 1선발 영입 등 플러스 요소가 많다. SK 역시 지난해 미완의 대포팀이었다면, 이제는 '에이스' 김광현을 앞세워 한층 완성도 있는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이 됐다. 두팀 모두 사령탑이 2번째 시즌에 접어들었다는 것도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요소다.

반면 스스로는 짠 점수를 줬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 팀의 경우 작년만큼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순위 유지 자체도 훨씬 빡빡해질 것"이라며 냉철하게 봤다. 두산의 전력이 상승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두산은 개막전에서 삼성에 3대6으로 패했다. 선발 린드블럼의 부진과 타선 침묵, 흔들린 불펜. 걱정거리들을 재확인 한 경기였다. 물론 이른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두산은 그동안 위기때 더욱 강해 '화수분야구'로 불릴 수 있었다. 감독의 우려를 어떻게 지워나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