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가 2연승을 달리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부산은 2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2 4라운드 대전과의 원정경기서 이동준의 결승골과 수적 우위를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부산은 2무 끝에 2연승을 기록, 상위권 경쟁에 본격 뛰어들며 우승 후보의 위용을 과시했다. 반면 2연패 끝에 1승을 챙겼던 대전은 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연승이라는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최윤겸 부산 감독은 "부상자가 정상 복귀할 때까지 4연승 중인 선두 부천을 꾸준히 추격해야 한다"고 했고, 고종수 대전 감독은 "3라운드 첫승은 운이 좀 따랐지만 가도에프, 김찬희 등 기대하는 선수들을 앞세워 점차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각자의 꿈을 위해 두 감독은 적잖은 변화를 시도했다. 변화의 중심은 젊은피였다. 으레 변화를 시도하면 '누구 하나 미치는 선수'가 나와줘야 한다. 마지막에 부산에 웃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변해야 산다던 부산과 대전
부산은 3-5-2 스리백과 함께 23세 이하 이동준(21)을 필승 카드로 들고 나왔다. 구현준-김명준-정호정으로 스리백을 형성한 가운데 측면 윙백에 김치우 이종민의 베테랑을 배치했다. 2년차 유스 출신 이동준의 전방 투입은 화룡점정이었다. 지난 2라운드서 60분을 뛰었던 이동준이다. 지난 3라운드에서 부산이 첫 승을 거둘 때 같은 유스 출신인 김진규가 결승골로 일등공신이 된 데에 자극을 받았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껏 몸이 달아 있을 때 '너도 한 번 해보라'고 어깨를 툭 쳐주는 출격 명령이었다. 대전은 원톱 김찬희를 비롯, 박수일 김예성, 가도예프를 처음으로 선발 투입했다. 특히 박수일(22)은 안상현이 이날 새벽 급성 장염 증세를 호소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K리그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같은 23세 이하 김예성(22)도 생애 2번째 K리그 출전이었다. 고종수 감독은 "박수일이 앞선에서 치열하게 잘 싸워주는 등 장점이 많은 선수다. 김찬희는 최근 R리그에서 부산을 상대로 골을 터뜨리는 등 분위기도 좋다"면서 "부산의 이종민 김치우는 베테랑이지만 체력적으로 젊은 선수에 비해 불리하기 때문에 힘들게 만들면 승산이 있다"고 기대했다.
▶'미친 선수' 이동준에 당했다.
이동준이 군계일학이었다. 알레망, 호물로와 함께 최전방을 책임진 이동준은 이날 후반 26분 고경민과 교체될 때까지 71분을 뛰는 동안 제 몫을 하고도 남았다.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만들 때부터 그랬다. 호물로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리며 찔러준 패스가 좋았지만 잽싸게 뒷 공간으로 파고든 이동준의 움직임이 일품이었다. 이동준은 대전 안재준의 발을 맞고 나온 공을 낚아채 골키퍼까지 따돌렸다.
34분 이동준은 결정적인 '사건'을 만들었다. 부산에는 '공로상'감이었고 대전엔 이례적인 '불운'이었다. 이규성이 상대 수비라인 뒷공간으로 기습 롱볼을 띄웠다. 선제골 상황과 마찬가지로 이동준이 또 오프사이드를 무너뜨리며 아크 정면으로 침투한 뒤 골키퍼 김진영과 맞닥뜨렸다. 이동준은 절묘한 원터치로 따돌렸다가 김진영에게 발목을 걷어차여 쓰러졌다. 주심의 휘슬이 울렸고 2분 뒤 레드카드가 나왔다. 한 시즌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골키퍼의 다이렉트 퇴장이었다. 작년 4월 8일 안양 골키퍼 김민식이 경남전에서 퇴장당한 이후 처음이다. 하는 수 없이 대전은 벤치 골키퍼 임민혁을 투입하는 대신 수비수 조태근을 불러들여 수적 열세 속에 고전을 펼쳐야 했다. 후반 들어 부산은 대전의 투혼에 부딪히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그만큼 이동준이 만들어 준 수적 우위가 고마운 상황이었던 셈이다. 최윤겸 감독은 "이동준 등 유스 출신의 활약이 무척 고무적"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