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도 중요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도 중요하다."(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 "다 중요하다. 3경기 모두 다 중요하다."(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
2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11라운드 수원-울산전, 수원과 울산은 5월 3주 연속 수요일마다 결전을 펼친다. 이날 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9일 ACL 16강 1차전(울산월드컵경기장)과 16일 2차전(수원월드컵경기장)까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리그, ACL 중 뭣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이 나왔다. 승부의 세계에서 애초에 우문이었다. 3연전의 첫단추인 이날 경기, 양팀 감독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6경기 무패를 달린 울산도, 직전 전북전까지 8경기 무패를 달린 수원도 어느 하나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다.
▶라인업
[수원]신화용(GK)/매튜 조성진 구자룡/크리스토밤 최성근 김종우 이기제/염기훈 데얀 전세진
[울산]김용대(GK)/이명재 강민수 임종은 정동호/정재용/오르샤 박주호 김승준 한승규/토요다
▶전반: '수원의 신' 신화용의 폭풍 선방쇼
서정원 감독은 이날 전북전에 아꼈던 '신구 조화 투톱' 전세진과 데얀을 내세웠다. 전북전에서 2명이 퇴장당하는 악재속에 고군분투했다. "힘든 경기를 치르면서 팀적으로는 더 끈끈해진 측면이 있다"고 했다. 로테이션의 힘을 믿었다. 울산은 주니오의 빈자리에 토요다를 원톱으로 내세웠다. 2선에서 오르샤, 김승준, 한승규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주말 동해안더비 포항전, 수원와의 ACL 2연전을 앞두고 주전 리차드와 김창수의 체력을 안배했다. 홀딩 미드필더로 정재용, 풀백으로 정동호를 세웠다.
전반 초반 데얀의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전반 5분 이기제의 크로스에 이은 데얀의 헤더를 울산 센터백 강민수가 막아냈다. 전반 7분 데얀이 강민수의 다리 사이로 밀어넣은 슈팅이 왼쪽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10분 베테랑 골키퍼 신화용의 폭풍선방이 빛났다. 쇄도하는 김승준과 부딪혀 넘어졌지만, 넘어진 채로 한승규의 강력한 슈팅을 넘어진 채로 막아냈다. 전반 12분에는 임종은의 날카로운 헤더를 또 한번 막아섰다.전반 31분 오르샤의 코너킥에 이어 울산의 골이 터졌으나 그라운드에 볼이 2개 들어오면서 무효처리됐다. 전반 40분 이후 울산의 공세가 매서웠다. 신화용의 슈퍼세이브가 잇달아 나왔다. 전반 41분 중거리 슈팅에 이은 이명재의 슈팅을 펀칭으로 쳐냈다. 전반 42분 김승준의 슈팅을 몸을 던지며 밀어냈다. 울산의 유효슈팅 3개를 모두 막아냈다. 0-0, 득점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 일진일퇴의 공방,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후반 승부를 가리기 위한 양팀의 공세는 뜨거웠다. 후반 6분 수원 매튜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7분 거친 중원 싸움을 펼치던 박주호가 김종우와 충돌하며 발목을 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오르샤가 쏘아올린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신화용이 막아냈다.
후반 9분 데얀이 떨궈준 볼을 이어받은 염기훈의 슈팅이 공중으로 떴다. 후반 15분 울산 한승규의 매서운 중거리 슈팅을 또다시 신화용이 날아오르며 막아냈다.
후반 16분 '99년생 재능' 전세진의 발끝이 빛났다. 박스 왼쪽 측면을 허물며 이어진 슈팅을 울산 골키퍼 김용대가 막아냈다. 후반 18분 서정원 감독은 전세진 대신 임상협을 투입했다. 임상협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건넨 패스를 이어받은 데얀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21분 울산은 토요다를 빼고 김인성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양팀 베테랑 골키퍼들의 슈퍼세이브 대결이 이어졌다. 후반 26분 한승규의 중거리 슈팅을 신화용이 펀칭으로 막아냈고, 후반 27분 곧바로 이어진 데얀의 슈팅을 김용대가 가슴으로 받아안았다. 후반 35분 '울산 유스' 오세훈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후반 36분 서정원 감독은 '수원 유스' 김건희를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치열했던 5월의 첫대결에서 양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비록 0대0 무승부였지만 양팀은 마지막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다. 수원이 슈팅 13개, 유효슈팅 5개, 울산이 슈팅 8개 유효슈팅 6개를 쏘아올린 난타전이었다. 수원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얻은 울산은 리그 7경기 무패(4승3무)를 달렸다.
한편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 스카이석에서는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염기훈, 박주호 등 선수들의 컨디션을 '매의 눈'으로 관찰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