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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가진 박용택이 못가진 우승, LG에서 恨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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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운 박용택(39)은 많은 것을 가졌지만, 아직 하나를 갖지 못했다. 바로 우승 반지다.

1998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의 2차 우선 지명을 받은 박용택은 대학 졸업을 마치고 2002시즌부터 프로 선수로 뛰었다. 고명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한 이후 그의 야구 인생은 승승장구였다. 휘문중-휘문고-고려대를 거치는 동안 늘 강팀의 주전 선수로 활약했다. 아마추어 시절 우승을 밥먹듯이 경험하며 순탄한 선수 생활을 했다.

하지만 아직 프로에서는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박용택은 데뷔 이후 17시즌동안 LG에서만 뛰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기는 일도 없었고, 2번의 FA(자유계약선수) 선언을 했지만 그때마다 친정팀 LG와 계약하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박용택은 2009년부터 매 시즌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하며 연차가 쌓일 수록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으나, 팀은 그렇지 못했다. LG는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한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박용택의 신인 시절이었던 2002년 당시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지만, 당시 이승엽, 마해영 등을 앞세운 삼성 라이온즈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그 이후로 한국시리즈에도 올라가지 못했다. 2010년대들어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못하는 암흑기는 탈출했지만, 늘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김기태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던 2013년 LG가 정규 시즌 2위라는 오랜만의 쾌거를 거뒀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래서 박용택은 프로 생활 남은 목표를 물어보면 늘 3000안타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꼽는다. 특히 우승은 특정 선수만 대단히 잘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기록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쉽지가 않다. 박용택은 우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우승을 하기 전부터 눈물이 주룩주룩 흐를 것 같다"며 부푼 기대감을 드러내왔다.

LG팬들의 우승 갈증도 누구보다 박용택이 잘 알고있다. LG가 첫 우승을 차지했던 1990년 야구를 시작했던 초등학생 박용택은 '신바람야구'를 누구보다 응원했던 LG팬이었다. 이후 LG 선수로 뛰면서 안타까운 순간들을 절실히 맛봤기 때문에, 지금 팬들의 '우승 한(恨)' 역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박용택은 남은 현역 시절을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로 보낼 확률이 높다. 프로 선수가 가질 수 있는 엄청난 영광이다. 그러나 그가 유니폼을 벗기 전, 그토록 갈망하는 우승 반지까지 손에 넣을 수 있을까. LG팬들 못지 않게 박용택이 희망하는 피날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