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2연패에서 벗어났다.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8대2로 이겼다. 희생번트를 두 차례 감행하는 작전야구도 있었고, 이성열의 3점포도 터졌다. 하지만 선발 키버스 샘슨의 역투가 결정적이었다.
샘슨은 리그 탈삼진 1위 에이스다. 본인은 에이스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5월부터 완전히 한단계 올라선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전날까지 4연승. 이날 샘슨은 7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9승(5패) 고지를 밟았다. 5연승을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3.97에서 3.88로 좋아졌다. 상대 선발은 지난해 20승을 거둔 KIA 헥터 노에시였다. 헥터는 6⅔이닝 동안 9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샘슨은 최고구속 153km의 빠른 볼을 선보였다. 평소에 6가지 구종을 섞었는데 5일 경기에선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4가지 구종만 썼다.
경기전 김기태 KIA 감독은 "샘슨이 우리하고만 하면 더 잘 던진다. 처음에 만나기전에 '알아서 무너지는 투수'라고 타팀 관계자가 얘기했는데 정말 강한 투수다. 도대체 언제 패한거냐. 우리와 만나고 난 뒤 더 강해졌다"고 했다. 샘슨은 KIA전에 세 차례 출격해 2승을 따냈다. 세번 모두 헥터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헥터는 샘슨만 만나면 위축됐다. 3경기 맞대결에서 2패에 그쳤다.
샘슨의 장점은 구위와 스태미너 뿐만 아니라 좋은 성격과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이다. 70만달러의 저렴한 연봉을 받지만 한화에 대한 애정이 깊다. 샘슨은 오는 17일 또는 18일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 태어날 아들을 만난다. 출산 예정일은 21일이다. 샘슨은 "미국을 다녀와서 바로 등판할 수 있다. 등판을 건너 뛰고 싶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샘슨은 오는 14일 올스타전에 감독추천선수로 뽑혔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샘슨의 마음은 알지만 조절을 해줄 것이다. 말만 들어도 고맙다"고 웃었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