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금메달이 욕심나요."
한국 탁구의 희망 이상수(28·국군체육부대)와 정영식(26·미래에셋대우)가 4년 전 아픔을 딛고 아시안게임 메달에 도전한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남녀단식 동메달 2개, 남자 단체전 은메달, 혼합 복식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상수와 정영식은 없었다. 이상수는 허리가 안 좋은 상태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렀다. 한창 주가를 높이던 정영식도 '이변의 탈락자'가 됐다. 2016년 리우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활약한 두 선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대회에서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았던 만큼, 단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정영식은 아시안게임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복식 동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다. 국내 랭킹 1위를 놓치지 않는 '우등생' 정영식은 이번에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정영식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주변에서 살 빠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살이 쪘으면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면서 "국내 대회를 치르면서 다행히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자신감이 있는 상황이다. 광저우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는데,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지난해 손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랭킹도 추락했다. 정영식은 "부상으로 많이 쉬었고, 랭킹이 지난해 7위에서 올해 100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지금은 회복해서 37위까지 올라왔다. 힘들기도 했는데, 다행히 랭킹을 올리고 자신감도 얻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서 최선을 다해서 역대 개인 최고 랭킹보다 더 높게 올라가는 게 목표다. 국제대회를 해보니 지난해보다 컨디션이 더 좋다. 나 뿐만이 아니다. 남자 선수들 모두 잘하고 있어서 기대해 볼만 하다.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탁구 에이스' 이상수는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다. 지난 10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에선 탁구 종목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처음 하는 건 다 긴장되는 것 같다. 아시안게임도 긴장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올림픽을 한 번 해봤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고 있으니 하나씩 준비하면 떨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금메달을 위해선 역시 난적 중국을 넘어야 한다. 이상수는 "중국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꼭 이런 중요한 대회에서 중국을 넘는 경우가 있었다. 중요할 때 이기고 싶다. 모든 종목이 욕심이 난다. 하지만 단체전에서 따고 싶다. 단합도 정말 잘 되고 있고, 세계선수권대회 성적도 좋았다. 욕심이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상수는 올해 중요한 일들을 남겨두고 있다. 오는 11월 19일 전역을 하고, 12월 29일 2013년 파리세계선수권 은메달, 부산아시아선수권 금메달을 합작한 '혼합복식 파트너' 박영숙(한국마사회)과 5년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린다. 그는 "중요한 일들이 겹쳐 있어서 올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여자친구가 집중하도록 도와주고 잘 챙겨준다. 결혼 준비를 혼자 하다 보니 많이 힘들게 하고 있다. 금메달을 따면 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내 최고의 선물을 줄 수 있지 않나 해서 더 책임감 있게 하려고 한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