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이번에도 두산 베어스에 처참하게 무너졌다.
올시즌 10전 전패를 포함해 두산전 12연패에 빠졌다. LG가 두산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지난해 9월 9일이 마지막이다.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두산을 상대로 한 최다 연패 기록이 현재진행형이다. LG는 1일 잠실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선발 헨리 소사의 부진과 수비 실책으로 인해 8대14로 패했다. 두산은 최근 4연승과 함께 LG전 12연승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반면 4위 LG는 이틀 연속 두산에 패하면서 53승50패1무를 마크, 이날 KT 위즈를 꺾은 3위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LG는 이날 내야수 박지규를 1군 말소하고 대신 SK 와이번스에서 트레이드해 온 투수 문광은을 등록하면서 불펜진을 강화, 혹시 소사가 무너지더라도 경기 중후반 불펜진을 총동원해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소사는 5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7실점(6자책점)으로 부진했다. LG는 7-7 동점이던 6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그러나 6회말 수비서 실책과 패스트볼 등 실수가 나오면서 다시 리드를 내줬다. 5-7로 뒤진 6회초 정주현의 투런홈런으로 어렵게 동점을 만든 직후 허무하게 다시 리드를 빼앗기며 승부처에서 집중력 한계를 드러냈다.
6회 등판한 고우석은 선두 최주환을 사구로 내보낸 뒤 박건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고우석은 1사후 양의지를 내야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정주현이 뒤로 빠트리는 실책을 범해 1사 만루가 됐다. 고우석은 오재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김재호 타석에서 나온 포수 정상호의 패스트볼, 류지혁의 좌전안타 등으로 인해 3점을 잇달아 내줬다. 7-10으로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분위기는 두산으로 다시 넘어가고 말았다.
LG는 7회말 문광은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문광은도 난타를 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오재일의 투런홈런 등 4안타로 4점을 내줬다. LG는 이 과정에서 기록되지 않은 수비 실수가 나오는 등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선은 17안타로 8점을 뽑았으니, 전날보다 형편은 나았다. 그렇지만, 추가 득점을 낼 수 있는 기회에서 아도니스 가르시아, 김현수, 박용택 등 중심타자들이 시원한 적시타 하나 날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시즌 양팀간 10차례 맞대결 투타 성적을 보면, 팀타율은 두산이 3할5푼7리, LG가 2할9푼5리, 팀평균자책점은 두산이 4.26, LG가 7.39이다. 총 득점은 두산이 86점, LG가 45점이다. 특히 수비에서 실력 차이가 뚜렷했다. 두산은 LG전서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그러나 LG는 무려 1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수치가 양팀의 전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