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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 韓 제품 의존도 여전…업계 "中 추월 당장은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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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의존도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이 반도체굴기를 내세우며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당장 추월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과의 기술력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정책적 지원 등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시장 선두 유지를 위해선 국내 업체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한국무역협회,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HS코드 8542.32 기준) 수입액은 총 886억1700만달러로 전년 638억5900만달러 대비 38.8%가 증가했다.

이중 한국산 수입은 전체의 52.3%에 달하는 463억4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1.3%나 늘어난 수치로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48.2%에서 50%를 넘어섰다.

중국이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것은 자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D램 업체인 푸젠진화집적회로공사(JHICC)의 경우 22나노 공정 기술을 갖고 있으나 해당 기술은 삼성전자가 2011∼2015년에 적용하던 것이다. 낸드플래시 업체인 칭화유니그룹의 주력인 '32단 MLC'의 경우도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 양산 체제를 가동한 기술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반도체 기술력이 아직 국내 기업과 격차를 보이고 있어 수입산에 의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라 측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생산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한국은 여전히 가장 큰 공급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중국 정부의 '집적회로 산업 현황 분석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자국산 점유율은 사실상 0%였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선 중국 정부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고 나선 상황에서 기술격차가 빠른 수준으로 감소, 국내 반도체 산업을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거 가전과 스마트폰, 철강 등 한국과 기술격차를 보였던 다양한 사업분야의 기술력차이가 급격히 줄어든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시장 지배력은 상당했지만 중국 기업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 지배력 유지 및 확대를 위해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메모리 뿐 아니라 비메모리 부분 등의 경쟁력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