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올라올 선수가 없다. 현재 전력으로 끝까지 꾸려나가야 한다."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과 김한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약속이나 한 듯 같은 얘기를 했다. 피말리는 순위싸울을 벌이고 있는 시즌 막판, 총력을 짜내야 하는 시점인데, 힘이 되어 줄 추가 전력이 없다고 했다. 사실 9월 확대 엔트리와 함께 가용 가능한 선수는 모두 1군에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돌아보면 아쉬운 선수가 있다. 시즌 초반 1군에서 활약하다가, 전력에서 빠진 자원이다. 삼성은 좌완투수 장원삼(35), 한화는 베테랑 배영수(37)가 그렇다. 두 선수 모두 남은 시즌 1군 합류가 불투명하거나 어렵다.
장원삼의 1군 기록은 6월 9일 LG 트윈스전에 멈춰있다. LG전에 선발 등판한 장원삼은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하다가, 갑자기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달간 재활과정을 거쳐 지난 7월 7일 퓨처스리그(2군) 화성 히어로즈전에 등판했지만,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다보니 내용이 안 좋았다. 등판 후 몸 상태도 안 좋았다. 이 경기가 마지막 실전경기였다.
두 달 전에 "현 시점에선 언제 돌아올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가 없다. 아예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했던 김 감독은 11일 비슷한 애기를 했다. 김 감독은 "일본으로 건너가 재활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올 시즌 정상 복귀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4월 중순 1군에 합류했던 장원삼은 8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6.16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코칭스태프의 관리를 받아가며 1군 마운드에 올랐던 배영수는 현재 한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빠져있다. 한 감독은 최근 배영수에 대해 "2군에서 몸을 만들다가 재활군으로 내려가서 약간은 마음을 놓아버린 것 같다"고 했다. 배영수에 대한 아쉬움과 질책이 담긴 메시지다. 사실상 선수 스스로 시즌을 포기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11일 만난 한 감독은 "전력에 도움이 되는 투수 한명이 아쉬은 상황인데, 가동할 수 있다면 왜 안쓰겠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배영수는 6월 5일 LG전까지 11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6.63을 기록했다. 올해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향후 기회를 잡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