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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 추석음식]풍요로운 한가위, '건강하게 잘 먹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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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코앞이다. 명절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각종 전에 산적, 잡채, 나물 등 한 상 가득한 음식과 술을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즐거움 역시 크다. 하지만 맛이 아무리 좋더라도 건강하게 잘 먹어야 명절의 행복이 유지될 수 있다. 또, 음식을 장만하고 치우는 등의 '가사 노동'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온몸이 아파오기도 한다. 매년 반복되는 명절이지만 이번만큼은 건강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조언으로 알아본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추석이 지나면 체중이 느는 경우가 흔하다. 명절 음식은 열량이 높은 종류가 많기 때문이다. 포만감은 비슷한데 평소 먹던 음식의 열량과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보통 한식 한 끼의 열량이 약 500kcal인데, 송편 5~6개면 300kcal로 밥 한 공기와 비슷하다. 약과와 유과도 각각 170kcal, 120kcal이고, 식혜와 맥주도 100kcal 정도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의 즐거운 분위기 때문에 평소 식욕을 절제하게 했던 뇌도 그 기능을 못할 수 있다"며 "명절 때는 체중이 약간 늘 것이라고 생각하고, 좀 더 여유를 가지면 오히려 좀 더 편안하게 식욕을 절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먹거리가 풍족한 명절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꾸준한 식이요법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 보유자들에게는 즐겁지 않은 시기가 될 수 있다. 명절 음식에는 탄수화물 함량이나 당도가 높은 음식이 많기 때문이다.



◇건강한 조리로 열량을 줄이자

명절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체내에서 신속히 당으로 대사돼 혈당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떡과 밥, 국수, 튀김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과 당도 높은 과일, 식혜 등은 혈당에 위협요인이다. 각종 고기류의 기름진 음식 또한 혈당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소량만 섭취해야 한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도 폭식할 경우 혈압이 올라가므로 과식을 피하고 가급적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수고스럽더라도 미리 음식에 간을 해두지 말고 식사 전에 간을 하면 적은 염분으로도 음식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기존의 전통적인 조리법 대신 건강한 조리법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첫째, 야채는 한번 데쳐서 조리하고 기름대신 물로 볶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물을 사용한다. 둘째, 튀김용 재료는 가급적 큼직하게 썰고, 팬을 뜨겁게 달군 뒤 기름을 두르면 기름 흡수를 줄일 수 있다. 셋째, 고기는 굽기보다 오븐이나 찜을 한다. 넷째, 송편에 참기름을 적게 바른다.



◇과식으로 인한 위장장애 주의

평소 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과식으로 인해 소화불량, 복통, 역류성 식도염 등으로 고통을 호소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작은 접시를 이용해 음식을 덜어 먹는 등의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되도록 위에 부담이 덜 가도록 지방을 적게 섭취하는 것도 중요한데, 튀기거나 볶은 음식 대신 찌거나 삶은 음식을 먹으면 부담이 적어질 수 있다. 명절 음식에 들어가는 나물은 살짝 데친 후 볶으면 나물에 기름기가 흡수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전은 밀가루를 많이 묻힐 경우 계란과 기름이 많이 흡수되므로 밀가루를 적게 묻혀 부치는 것이 몸에 이롭다.

이강훈 강북힘찬병원 원장(내과 전문의)은 "소화불량은 기름기가 많고 열량이 높은 음식이나 술을 과도하게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데, 집에 머물면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명절에는 위장장애가 생길 위험이 더 크다"며 "추석이라고 무리하게 먹지 말고 평소 식사량과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식후에는 바로 눕지 말고 집 주위를 산책하는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통풍이 있다면 튀지기 말고 삶자

과음도 주의해야 한다. 자주 보지 못했던 친지, 가족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다보면 즐거운 마음에 과음할 수 있다. 과도한 음주는 자칫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를 막아 뼈 조직이 죽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음주를 즐기는 30~50대 남성에게 자주 나타난다.

백지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알코올이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농도를 증가시켜 혈전이 잘 생기는데, 혈전이 미세혈관을 막아 관절에 영양을 공급하지 못하면 '대퇴골두 무혈성괴사'가 발생한다"며 "남성 중 허벅지 안쪽에 통증이 있거나 사타구니 앞쪽이 뻐근한 증상을 느꼈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음은 통풍이 있는 사람들도 피해야 한다. 통풍은 육류 등에 다량 포함된 '퓨린'이란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긴 '요산'이 체내에 쌓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도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통풍이 있다면 술을 줄이고, 요산 배출을 돕도록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담당 주치의와 상담해 물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간, 멸치, 고깃국물, 내장, 정어리, 청어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퓨린은 물에 잘 녹으므로 육류를 먹고 싶다면 삶아서 조리할 것을 권한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알코올은 식욕을 자극하고 체내 중성지방을 증가시킨다"며 "연이은 과식이나 과음은 위장, 췌장, 간 등에 무리를 주게 되며 자칫 알코올성 지방간을 비롯해 췌장염, 고지혈증, 동맥경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명절음식, 차에 장시간 보관 안돼

고향에서 어머님이 정성스럽게 만들어 싸주신 음식이라도 정체되는 귀가길에 상한 것이 의심 된다면 아깝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버리는 것이 좋다.

추석의 대표음식인 송편도 실온에 보관하거나 실온보다 온도가 높은 차안에 보관하면 금방 상할 수 있다. 나물도 아직은 더운 날씨에 금방 쉴 수 있으므로 차례상에 올려졌던 나물은 섞어 담지 않고 바로 냉장보관해야 한다.

특히, 나물 중 숙주나물은 금방 상할 수 있으므로 장시간 이동에는 적절치 않다. 고사리 등도 숙주나물보다는 빨리 쉬지 않지만 양이 많다면 다시 한번 볶아 냉장보관하는 것이 보관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

음식을 꼭 가져와야 한다면 날씨를 생각해서 가능하면 아이스박스 등을 이용하고, 상온에 음식이 오랜 시간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지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영양팀장은 "음식은 조리 후 시간이 지나면 맛이 떨어지고, 영양적인 부분에서도 손실이 크다"며 "상한 음식은 세균자체에 의한 감염이나 세균에서 생산된 독소에 의해 증상을 보이는 세균성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장염비브리오와 살모넬라식중독이 있다. 이미 상온에 방치됐던 제수용 음식일 경우 차안에서까지 긴 시간 보관하게 되면 식중독균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물을 먹었거나 음식 자체의 독성으로 발병하는 일종의 임상증후군이다.

상한 음식은 위장관의 염증인 장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장염의 감염성 원인으로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이 있으며, 바이러스가 50∼70%, 세균이 15∼20% 정도 차지한다.



◇음식준비는 앉지 말고 서서 하자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가사노동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들은 명절이란 말만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장보기부터 설거지까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명절은 주부들의 관절 건강에도 빨간불이 들어오는 시기다.

우선 많은 재료를 준비하다보면 손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칼날이 무뎌지면 손목에 힘이 더 들어가므로 잘 드는 칼을 여러 개 준비해 바꿔가며 사용하거나 가족들이 분량을 나눠 손질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냄비나 프라이팬을 들 때에는 손목은 물론 팔꿈치 건강도 위협한다. 팔꿈치 통증을 유발하는 테니스엘보는 프라이팬을 많이 드는 주부들에게 많이 생겨 '주부엘보', '팬엘보'라고도 부른다. 손목을 자주 스트레칭하고, 밴드나 보호대 등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프라이팬 등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반드시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상태로 들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장시간 많은 양의 음식준비를 할 때는 서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을 부칠 때면 거실 바닥에 앉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랜 시간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자세는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간다.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쪼그려 앉는 자세에서 무릎 관절은 체중의 7~9배에 달하는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할 때 바닥에 앉기보다는 식탁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바닥에 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양반다리 자세를 피하고 가능한 다리를 쭉 펴고 앉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바닥에 무릎을 쪼그리고 앉거나 양반다리를 하고 조리를 하는 동작은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하는 자세이고, 심한 경우에는 연골 파열을 유발할 수 있다.

설거지를 할 때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사항은 싱크대의 높이다. 편하게 섰을 때 배꼽보다 조금 아래 있는 높이가 적당하다. 때문에 키에 비해 싱크대가 높으면 굽이 있는 슬리퍼를 착용하거나 발 받침대를 대놓고 올라가서, 반대로 싱크대가 낮다면 다리를 살짝 벌려 높이를 맞추는 것이 관절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싱크대와 멀리 떨어지게 되면 자세가 구부러져 허리에 부담이 되므로 싱크대에 바짝 붙이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높이 10~15cm정도의 발 받침대를 싱크대 앞에 놓고 발을 번갈아 올려놓으면 허리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설거지가 끝나면 무릎과 양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무릎은 골반 너비로 벌린 후 엎드리는 고양이 자세를 통해 척추의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면 좋다. 엎드린 자세에서 복부에 힘을 주면서 머리를 숙이고 등을 위로 말아 올린 상태로 10초, 머리를 뒤로 젖혀 가슴을 펴고 허리를 내려 아치를 만들면서 복부를 늘리고 10초 정도 유지한다.

갑작스런 통증이 있다면 통증부위에 냉찜질을 하면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명절이 지나고도 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관절, 척추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아건강에 좋은 음식 3가지]

명절음식은 대부분 기름지고 당분이 높아 살이 찌는 것은 물론, 치아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잘 골라서 먹으면 오히려 치아건강에 이로운 음식도 많다.

추석에 먹는 '배'와 '사과'는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치아건강에 좋다. 배의 껍질에는 직경 0.5mm, 과육에는 0.1~0.03mm 크기의 석세포가 존재하는데, 이는 사과와 감과 비교해봤을 때 높은 수치다. 배에 들어있는 까끌까끌한 석세포를 씹어 먹는 것만으로 이 사이에 끼어있는 프라그를 제거해 양치질하는 효과가 있다.

과일에 들어있는 비타민은 잇몸병과 충치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진세식 유디치과 대표원장은 "사과에 들어있는 산 성분은 변색된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데 도움을 줘 치아미백에도 효과적"이라며 "이 성분은 침샘을 자극해 입 냄새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진세식 원장은 "하지만 사과의 산 성분은 치아 부식의 위험도 있어서 섭취 30분 후 양치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충치예방 및 잇몸건강에는 '생밤'이 좋다. 밤 100g 속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칼슘, 각종 비타민, 기타 지방 등이 들어있어 신체발육 및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밤에는 비타민 C가 많이 함유돼 있어 튼튼한 잇몸과 단단한 치아 형성을 도와준다. 또, 산성을 알칼리로 바꾸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치아가 썩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생밤처럼 차례상에 올리는 말린 대추 역시 섬유소와 비타민, 아미노산, 미네랄이 풍부해 치아건강에 좋다.

'생선'은 치주염을 예방한다. 제수용 생선으로 잘 알려진 각종 조기, 민어, 참돔 등에는 고도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뇌기능을 촉진하는데, 특히 오메가3 지방산 중 DHA, EPA는 잇몸병 치료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진세식 대표원장은 "'오메가3 지방산'은 보충제를 섭취했을 때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적당량의 오메가3 지방산을 음식으로 섭취해야 잇몸병 치료나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생선 외에도 땅콩버터, 마가린, 콩기름에도 오메가3 지방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과식·과음에 좋은 한방요법>

1. 소화불량 시 귤껍질을 1시간 반 정도 끓여 차처럼 마신다.

2. 설사 시 마늘 5~6쪽 끊인 물을 꿀과 함께 타 먹거나 곶감을 먹는다.

3. 숙취 시 칡을 8g 정도 물에 넣고 팔팔 끓이다가 은근한 불로 3시간 정도 달여 먹는다.

자료- 강동경희대한방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