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서울이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했다.
이을용 감독대행이 이끄는 FC서울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인천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30라운드 대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서울은 지난달 15일 수원전 승리 이후 7경기(2무5패) 연속 무승. 순위표는 9위까지 추락했다. 스플릿 갈림길까지 남은 기회는 단 세 차례. 최악의 경우 사상 첫 '하위스플릿'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쓰게 된다.
그동안 걸어온 길과 사뭇 다르다. 서울은 2013년부터 5연속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했다.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하위 스플릿에 떨어진 적이 없다. 올 시즌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주장 고요한은 '자존심'을 거론했다. 그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예전에는 상대 선수들이 겁먹은 채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왔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이 사라진 것 같다. 우리 선수들 모두 자존심이 상한 게 사실이다. 만약 인천전도 패하면 강등권 싸움을 해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1년여 만에 복귀한 '베테랑 미드필더' 하대성은 "남은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앞뒤 가릴 것이 없다. 벼랑 끝이다. 우리 모두가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치지 말고 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은 30일 홈에서 상주전을 치른다. 이후 원정에서 전남, 제주와 격돌한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이 감독대행은 "죽기살기로 해야 한다"며 선수단을 독려했다. 고요한은 "팬들도 자존심이 단단히 상했을 것 같다. 주장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남은 3경기를 이기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무조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