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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역투 펼친 한화 장민재 "마법에 걸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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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몰린 한화 이글스가 내세운 보루는 장민재였다.

장민재는 2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한화의 4대3 승리 밑거름이 됐다. 올 시즌 불펜에서 주로 활약하다 선발로 전환한 장민재는 1, 2차전을 모두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한화의 선발 투수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장민재는 지난 9월 20일 SK전(5⅔이닝)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넥센 타선을 봉쇄했다.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를 얻진 못했지만,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한 투구였다. 이날 경기 MVP에 선정된 김태균은 "호투한 장민재가 받아야 할 상을 내가 빼앗은 것 같다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장민재는 경기 후 "대전에서 연패를 해 선수들의 부담감이 컸다. 한이닝 한이닝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넥센에 강타자들이 많아 실투를 줄이기 위해 집중했다"며 "4회까지 너무 집중해서인지 5회에 다소 힘이 떨어졌던 것 같다. 리그 최강의 불펜을 갖추고 있다보니 마음 편히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강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송진우 투수 코치와의 대화 내용에 대해선 "코치님이 제 의사를 먼저 물으셨다. 냉정하게 봤을 때 내 체력이 떨어진게 사실이었다. 서건창에게 2루타를 맞은 상황도 힘이 떨어져 볼이 몰렸기 때문이다. 미련없이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날 장민재는 1회말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등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장민재는 "1회에 삼진 3개를 잡을 줄은 몰랐다. 상대 타자 방망이가 쉽게 나오지 않길래 '집중해서 던지면 승산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마법에 걸린 것 같다(웃음). 오늘따라 집중력이 좋아서 그런지 좋은 투구가 나온 것 같다. (내 투구에) 70~8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얼굴을 붉혔다.

경기장에는 수많은 한화 팬들이 모여 장민재의 호투에 박수를 보냈다. 장민재는 "많은 팬들이 오신 대전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 고척에선 이기자는 생각 뿐이었다"며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23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박주홍을 예고했다. 장민재는 "나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처음이라 (박)주홍이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 지는 모르겠다"고 웃은 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매 이닝 집중해서 던지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