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곳에서 몸을 만들 수 있어서 좋죠."
두산 베어스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미니 캠프를 차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4일 정규 시즌 일정을 마친 후 두산 1군 선수단은 19일 미야자키로 출국했다. 2군 선수단이 이달초 먼저 미야자키에서 열리는 피닉스 교육리그에 참가하고 있었고, 1군 선수단이 늦게 합류해 실전 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두산은 다음달 4일 시작되는 한국시리즈 전까지 약 3주 가까운 준비 시간을 갖게 됐다. 정규 시즌 우승은 9월말에 일찌감치 확정한만큼, 사실상의 준비 기간은 한달이 훌쩍 넘는다.
이렇게 긴 시간이 주어지면 마냥 여유가 있을 것 같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래서 미야자키 교육리그 참가를 택했다. 올해 교육리그에는 한신 타이거즈, 주니치 드래곤즈, 라쿠텐 이글스 등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이 다수 참가한다. 대부분이 젊은 유망주들이고, 현재 실력으로 보면 1.5군급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실전 경기를 치르기에는 최상의 상대다.
또 두산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16년에도 미야자키를 찾았었다. 당시의 기억과 기운을 되살리는 차원이기도 하다. 미야자키는 매년 마무리 캠프,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곳이라 익숙한 장소라 불편함도 없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국보다 날씨도 훨씬 따뜻하고, 실전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한국에 있었으면 훈련이나 청백전 정도만 할 수 있지 않나. 이곳 환경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어 옳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비록 투수 김강률이 발목 부상으로 24일 중도 귀국한 것이 뼈아프기는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무리 없이 준비가 잘되고 있다. 부상으로 요코하마에 치료를 받으러 갔던 김재호, 정수빈도 많이 회복해 합류했다.
두산 선수들도 따뜻한 날씨 속에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 25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치른 후 26일 귀국해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귀국 후에는 컨디션 관리와 몸 상태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자체 청백전 등으로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미야자키(일본)=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