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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현택-채태인-이병규 같은 알짜배기 또 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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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가리기'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평범함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내는 안목 뿐만 아니라 운까지 따라줘야 한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 실패로 귀결되거나, 별 기대 없이 내린 결정이 '대박'을 치는 케이스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롯데의 지난 시즌 옥석가리기는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2차 드래프트-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선수들이 쏠쏠한 활약을 펼치면서 올 시즌 막판까지 5강 싸움을 하는 밑바탕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가장 두드러진 케이스는 투수 오현택(33)이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두산 베어스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오현택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부상 및 재활로 지난 두 시즌 동안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오현택은 올 시즌 3승2패25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홀드왕'을 차지하면서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타이틀홀더의 감각을 누렸다.

채태인(36) 역시 성공적으로 롯데에 안착했다. 사인 후 트레이드로 데려온 채태인은 130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376타수 110안타), 15홈런 75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1루수로 주로 기용되면서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꾸준하게 활약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전성기였던 지난 2013~2015년 삼성 라이온즈 시절에 비해 전체적인 지표는 떨어지지만, 타선-수비에서 나름의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이병규(35)도 제 몫을 했다. 103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198타수 54안타) 10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체력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지만 시즌 막판까지 좌타 대타 요원 뿐만 아니라 1루수, 좌익수를 두루 오가면서 '내구성'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

양상문 롯데 감독의 새 시즌 기조는 육성이다. 그동안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켜 빈자리를 메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내부 육성 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자리는 결국 영입을 통해 해답을 찾아야 한다. 지난 시즌 스토브리그에서 알짜배기를 건졌던 교훈을 잘 살려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