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정유미와 나영석 PD의 불륜설 작성자와 유포자가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들의 수법을 통해 악성 루머의 근원이 되는 이른바 '지라시(확인되지 않은 정보지)'의 작성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륜설을 처음 작성한 방송작가 이모(30) 씨 등 3명과 이를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에 게시한 간호사 안모(26) 씨 등 6명을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또 관련 기사에 욕설 댓글을 단 김모(39·무직) 씨를 모욕 혐의로 입건했다.
정유미와 나영석 PD의 불륜설은 지난해 10월 17일 간 불특정 다수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형태로 확산되며 파문을 일으켰다.
경찰에 따르면 지라시는 두 가지 버전으로 10월 14~15일에 최초 작성돼 유포됐다.
1차 버전의 최초 작성자는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프리랜서 작가 정모(29) 씨와 IT업체 회사원인 이모(32) 씨였다. 정 작가는 지난해 10월 15일 방송작가들로부터 들은 소문을 지인들에게 가십거리로 알리고자 대화형식으로 불륜설을 만들어 전송했다. 이를 몇 단계 거쳐 카카오톡으로 받은 회사원 이씨는 지라시 형태로 이를 재가공해 회사 동료들에게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 지라시는 약 50단계를 거쳐 기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전달되며 급속히 퍼져나갔다.
또 다른 버전의 지라시를 작성한 이는 방송작가인 이씨였다. 이 작가는 14일 새벽 다른 방송 작가들로부터 들었던 소문을 지인들에게 가십거리로 알리고자 카카오톡 메시지로 작성해 동료 작가에게 전송했고 이 역시 70여 단계를 거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전달되면서 17일 일반인들에게 급속하게 퍼지게 됐다.
지라시를 최초 생산한 정 작가 등은 소문을 지인에게 전했을 뿐 이렇게 문제가 커질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불륜설 유포 당시 당사자들은 즉각 이를 부인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지라시'의 폐해가 큰 사회 문제로 다시 부각됐다.
정유미의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 무근인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유포하고 사실인양 확대 재생산해 배우의 명예를 실추하고 큰 상처를 준 행위에 대해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 말도 안되는 루머에 소속 배우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 조차 매우 불쾌하다"며 어떠한 협의나 선처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나영석 PD 역시 CJENM을 통해 루머 유포자에 대해 선처 없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나 PD는 "다만 한가지 슬픈 일은 왜, 그리고 누가, 이와 같은 적의에 가득 찬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퍼뜨리는가 하는 점이다. 너무 황당해서 웃어넘겼던 어제의 소문들이 오늘의 진실인 양 둔갑하는 과정을 보며 개인적으로 깊은 슬픔과 절망을 느꼈다"며 루머에 대한 참담한 심정을 전한 바 있다.
경찰은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입건된 피의자 10명 가운데 9명을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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