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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파크, 국내 전지훈련을 고집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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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아끼려고? 천만에 말씀…."

국내에서만 빙빙 맴돈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2부리그 팀도 멀리 터키까지 전지훈련을 떠나는 판에 탄탄한 기업구단인데도 국내를 고수한다.

올해 4번째 1부리그 승격에 도전하는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이야기다.

부산은 2019년 시즌을 앞두고 국내에서만 동계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1월 7일 선수단 소집 후 부산 클럽하우스에 머물다가 1월 14일부터 제주도에서 1차 전지훈련을 가졌고 11일부터 클럽하우스로 다시 돌아와 마무리 담금질을 진행한다.

지난해 잠깐이라도 중국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방콕'을 고수하고 있다. 명색이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이끄는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구단인데 돈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선수단-구단 개편을 위한 투자는 1부리그 팀 못지 않았다. 안기헌 사장을 새로 영입했고 조덕제 감독을 중심으로 '1부리그 감독급' 노상래-이기형 코치를 모셔왔다.

박종우 한상운 권용현 이후권 등 국내 선수도 대거 보강했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 호물로를 잔류시킨 가운데 강원FC에서 검증받은 공격수 디에고를 더했다. 나머지 외국인 선수 1명과 아시아쿼터도 찾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써야 할 돈에 인색하지 않은 부산 구단은 "해외 전지훈련을 양보한 데에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부산은 FC서울과 승격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작년 12월 9일이 돼서야 2018년 시즌을 끝냈다. 이후 구단 사장, 감독-코치가 대거 퇴진하면서 조덕제 감독 체제를 구축한 게 12월 말이었다.



새 시즌 맞이 선수단 개편은 신임 감독 부임 이후에나 가능했다. 이전 시즌을 가장 늦게 마쳤고 새 시즌 준비도 가장 늦게 시작하다보니 해외 전지훈련을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보통 해외 전지훈련은, 연습구장, 숙소, 연습경기 일정 등을 맞추려면 1∼2개월 전에 준비해야 하는데 2018년 시즌을 마치고 나니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며 "승격PO에서 실패한 점까지 감안하면 이중고를 겪은 셈"이라고 말했다.

1차 전지훈련은 하는 수 없었다치더라도 2차 전지훈련은 해외를 찾아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부산은 18일부터 남해, 통영으로 전지훈련을 가려고 했던 당초 계획마저도 클럽하우스로 변경했다.

여기에는 조덕제 감독의 긍정마인드가 통했다. 전지훈련 계획을 놓고 구단과 머리를 맞대던 조 감독은 "구단 형편에 맞게 효율성을 먼저 생각하자. 지금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어디서 준비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는냐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내 잔류를 권했다고 한다.

구단 입장에서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말이었다. 해외를 왔다 갔다하는데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만큼 선수단 지원을 더 늘릴 수 있으니 시쳇말로 '가성비 굿'이었다.

부산 클럽하우스를 2차 훈련지로 정한 것도 예년보다 따뜻한 부산 기온에 리모델링한 연습구장 잔디 등 훈련 여건이 좋았고 클럽하우스 중심으로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관계자는 "분위기 전환을 생각하면 해외에 가보는 것도 좋겠지만 선수들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게 우선 고려 대상이었다"면서 "짠돌이 시즌 준비가 아닌 실속있는 준비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