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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편견 타파"…'내사세' 곽민규X김시은이 보여준 청춘의 민낯(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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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편견과 고정관념을 없애준 충격적인 노동 영화다!"

일은 부당계약이며 사랑은 정리해고 당하고 꿈은 열정페이로 받는 진짜 요즘 애들의 청춘 스케치를 다룬 독립 영화 '내가 사는 세상'(최창환 감독, 47주기 대구시민 노동문화제·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민예총 대구지회 제작).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내가 사는 세상'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꿈은 DJ 밍구스이지만 현실은 퀵 아르바이트를 하는 민규 역의 곽민규, 꿈은 아티스트지만 현실은 미술학원 새끼강사에 머문 시은 역의 김시은, 그리고 최창환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난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돼 "부당한 노동환경에 지쳐가면서도 서로에게 의지하며 매일을 견뎌가는 청춘의 민낯을 담담하게 포착한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CGV아트하우스 창작지원상 수상한 화제작 '내가 사는 세상'은 그동안 노동을 주제로한 영화를 선보여온 최창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부당계약, 정리해고, 열정페이 등 당장 오늘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쌓여 행복한 내일을 꿈꾸기 힘든 요즘 청춘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내가 사는 세상'. 청춘의 생생한 민낯을 통해 우리가 해야 할 생각과 행동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특히 '내가 사는 세상'은 현재 독립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곽민규와 김시은이 출연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앞서 곽민규는 '신과함께-인과 연'(18, 김용화 감독) '협상'(18 이종석 감독)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김시은은 '1987'(17, 장준환 감독) '귀향'(16, 조정래 감독)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그리고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미 5편의 독립영화를 통해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남다른 시너지로 '내가 사는 세상'을 이끈다.

최창환 감독은 "현실을 사는 청년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헤쳐나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본 많은 관객이 공감하길 바란다"며 "노동이라는 부분이 한국 사회에서는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당연한 권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시은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최창환 감독의 전작을 보게 됐다. 사실 노동 영화라고 해서 고정관념이 있었다.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영화라는 편견을 가졌는데 막상 봤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충격적이었다. 최창환 감독의 단편을 보면서 역발상적이고 여지가 있는 영화더라. 내 선입견을 알게 되면서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어떤 면에서는 공감을 가는 면도 있었고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극 중 캐릭터가 근로 계약서를 집착하는 과정도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래서 최창환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이 캐릭터가 가진 가치관과 무게를 이해하게 됐다. 내 삶의 가치관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실제로 이 작품을 통해 바뀐 부분이 많다.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는 관계라면 그건 잘못된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가 이런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을의 입장에서도, 갑의 입장에서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곽민규는 "그동안 자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깊게 자각하게 된 부분이 있다. 연기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입장인데 그런 부분에서 내 현실적인 부분을 많이 끌어왔던 것 같다. 참다보면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아니더라. 당당하게 권리를 찾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섯 번째 호흡을 맞춘 김시은에 대해 "눈만 바라봐도 통하는 것 같다. 영화 속 연인 연기를 했는데 친구에 대한 사랑과 연인에 대한 사랑도 비슷한 것 같다. 그런 관계에서 접근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시은 역시 "연극 무대에서 처음 곽민규를 만나 여러 작품을 겪었다. 그런 친분이 오래된 연인 사이를 연기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 한 배우와 여러번 작품하는 게 쉽지 않은데 '내가 사는 세상'에서 또 만나게 됐다. 농담처럼 '이제 민규와 그만 만나고 싶은데…'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감독들이 보기에 잘 어울려서 캐스팅이 되는 것 같다. 서로 어떤 연기 스타일을 가진 배우인지 아니까 연기하기 정말 편하다. 그래서 짧은 시간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남다른 호흡을 과시했다.

한편, '내가 사는 세상'은 곽민규, 김시은, 박지홍, 유지영, 김용삼 등이 가세했고 최창환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3월 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