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아수아헤(28)가 과연 '거인군단'의 리드오프 자리를 가져갈까.
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이 아수아헤의 톱타자 기용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아수아헤는 23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즈와의 평가전에서 아수아헤를 1번 타자-2루수로 기용했다. 앞선 푸방 가디언즈(15대8승), 라미고 몽키즈전(5대3승)에서 신예-백업 발굴에 치중했던 양 감독은 주력 자원을 기용한 퉁이전에서 아수아헤에게 톱타자 자리를 맡겼다.
아수아헤는 이날 5회까지 세 차례 타석에 들어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1B에서 2구째를 공략했으나 1루수 라인드라이브 타구로아웃됐다. 3회 1사 주자 없는데 들어선 타석에선 2S에서 3구째에 배트를 내밀었지만 3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고, 1사 2루에서 맞이한 5회초 타석에선 1B1S에서 3구째를 공략했지만, 또다시 1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웃됐다. 부진보다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승부였다고 볼 만하다.
롯데가 아수아헤를 영입할 당시 톱타자 기용 가능성은 대두된 바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트리플A 팀 소속 당시 빠른 스피드 및 작전 수행 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샌디에이고에서 보낸 세 시즌 동안에는 2번 타순에 주로 기용되면서 도루 시도 기회가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 라이브배팅 및 주루 훈련 등에서 아수아헤는 녹슬지 않은 스피드를 과시하면서 양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 시즌 롯데의 톱타자 자리는 전준우와 민병헌이 번갈아 가며 맡았다. 두 선수 모두 3할-100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 재능은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양 감독은 안타 생산 뿐만 아니라 장타력까지 갖춘 이들을 중심 타선 내지 뒤를 받치는 자리에 놓아 생산성을 극대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캠프에서 확인한 아수아헤의 기량이 기대 이상이라는 판단이 나왔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양 감독은 "실제 눈으로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타격 능력을 갖고 있더라"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생각없이 배트를 휘두르는 선수가 아니다. 본인이 마음에 드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최대한 기다리려 하더라"고 말했다.
롯데는 25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KBO리그 팀들과 평가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만 캠프를 통해 첫 발을 내디딘 아수아헤 1번 기용 플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